국제

“8억7천만 달러 비트코인 직접 노출”…트럼프, 암호화폐 투자에 정치적 파장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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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3일, 미국(USA) 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약 8억7천만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BTC)을 간접적으로 보유하고 있음이 포브스(Forbes) 등 주요 매체를 통해 밝혀졌다. 이로 인해 트럼프의 정치적 영향력과 디지털 자산 시장의 교차점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트럼프 미디어앤드테크놀로지그룹(Trump Media & Technology Group, TMTG)이 20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대량 매입하면서, 미국 정치권과 금융시장 모두에 새로운 파장이 일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TMTG의 41% 지분을 보유해 기업의 비트코인 매입에 따라 거대한 암호화폐 노출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TMTG는 올해 초 23억 달러의 자금을 부채 및 주식 발행 등으로 조달했고, 이 중 20억 달러를 비트코인 매입에 투입한 사실이 공개됐다. 이번 행보는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의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가 주도한 기업 주도의 대규모 비트코인 보유 전략을 벤치마킹한 사례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8억7천만 달러 비트코인 보유…정치와 시장의 교차점 부각
트럼프, 8억7천만 달러 비트코인 보유…정치와 시장의 교차점 부각

트럼프 미디어는 2019년 당시 트럼프가 "비트코인은 공기 중에 떠 있는 매우 변동적인 자산"이라며 회의적 태도를 보였던 것과 확연히 달라진 입장 변화를 보였다. 백악관 복귀 이후에는 블록체인 산업을 국가 성장동력 정책의 일부로 적극 포섭하고, ‘GENIUS Act’와 같은 블록체인 혁신 촉진 법안도 추진 중이다. 미국을 암호화폐 규제 혁신의 전진기지로 만들겠다는 입장 표명이 이어지면서, 재계와 정치권의 이해관계 연결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TMTG의 전체 기업가치는 비트코인 보유 발표 이후 다소 하락했으나, 대량의 비트코인은 회사의 실질 자산가치 제고에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비트코인 가격이 TMTG의 매입 시점 이후 약 6% 상승하면서, 트럼프의 실제 간접 보유 자산가치도 동반 상승했다. 포브스는 트럼프의 비트코인 보유 규모가 암호화폐 업계 대표 투자자인 마이클 세일러와 윙클보스 형제, 팀 드레이퍼(Tim Draper)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수준으로 평가했다.

 

트럼프의 비트코인 직접 노출은 정치 지도자의 정책 집행력과 금융 시장의 이익 집단성이 충돌하는 상징적 사건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암호화폐 친화 정책을 펼칠 경우, 그 자체가 시장에 강력한 정책 신호로 작용해 비트코인 시세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트럼프가 보유한 TMTG 지분은 현행 공직자 재산 공개 시스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포브스는 해당 지분과 관련된 비트코인 등 중요 자산이 정부 재산신고서에서 누락됨에 따라, 이해충돌 방지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 일각에선 트럼프가 향후 암호화폐 규제 완화나 관련 우호 정책을 내세운다면, 자신의 자산가치에 유리한 정책 개입이란 논란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한다. 이 같은 상황은 미국 내 정치 윤리 논의뿐 아니라, 전 세계 디지털 자산 시장에도 직접적 파급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USA) 법상 대통령이 일정 부분 이해충돌 방지 의무에서 예외로 분류되더라도, 정치적 책임과 윤리적 기준은 여전히 남아 있다.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의 비트코인 대규모 노출은 권력과 시장 간 경계의 상징적 붕괴”로 평가하고, 향후 규제기관이나 의회 차원의 제도 손질이 필요할 가능성도 거론했다.

 

트럼프의 암호화폐 자산이 향후 미 정치 및 글로벌 시장 질서에 어떤 함의를 남길지 국제사회는 예의주시하고 있다.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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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비트코인#tmt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