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먼저였다”…조코비치, US오픈 앞두고 은퇴 고민→코트와 이별 예고
뜨거운 여름 햇살이 내리던 뉴욕, 빌리진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의 기자회견장에는 진한 긴장감과 묵직한 울림이 흘렀다. 노바크 조코비치는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오랜 테니스 커리어의 마지막 챕터를 스스로 준비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정상을 향해 달렸던 지난 여정의 무게보다는, 가족이란 이름이 그의 마음을 채우고 있었다.
이날 조코비치는 “큰 랭킹이나 타이틀에는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개인적 고뇌를 털어놨다. 무엇보다 최근 딸의 생일과 US오픈 일정이 겹치는 현실은 그에게 반복되는 질문이었고, “이제는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가장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나달의 은퇴, 앤디 머리와의 작별 등 시대의 교차점에 선 조코비치는 자신의 체력 부담도 솔직히 인정했다.

조코비치는 이어 “ATP 1000 대회가 1주일에서 12일로 연장된 것은 솔직히 내겐 너무 길다”며 장기화되는 대회 일정을 우려했다. 이에 따라 그는 메이저와 투어 일정 자체를 더 세밀하게 선택할 수밖에 없음을 시사했다. 팬들의 환호와 박수 속에서도, 조코비치는 점차 코트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또한 전날엔 뉴욕 양키스 홈 경기 시구자로 깜짝 등장해 이색적인 교류를 이어갔다. 에런 저지와의 배트-라켓 스왑 뒤 “정확한 시구는 아니었지만 부끄러울 정도는 아니었다”고 웃어 보인 모습에서 아쉬움과 여유가 교차하는 분위기를 풍겼다.
조코비치는 25일 개막하는 US오픈에서 러너 티엔과 첫 경기를 치른다. 이번 대회 우승 시, 남녀 단식 메이저 최다 우승 기록인 25회 달성에 도전하게 된다. 그는 누구보다 치열했던 시간만큼, 이제는 환호 대신 차분한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하루하루 무게가 더해지는 발걸음, 가족과의 소중한 순간이 그를 흔든다. 모든 질문의 답은 경기장 밖에 있을지도 모른다. 조코비치의 도전은 오는 8월 25일 US오픈에서 첫 포문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