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한 재판 기대 못 해”…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단, 재판부 회피 요구에 첫 공판준비 파행
법정에서 재판부 회피 문제로 양측이 맞붙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내란 혐의 첫 공판준비기일이 불과 20분 만에 파행으로 끝났다.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기소한 뒤 법원과 김용현 전 장관 측의 법적 공방이 본격화되면서 정국이 다시 충돌 국면에 접어든 분위기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김용현 전 장관 변호인단은 재판부에 "불법적으로 영장을 발부한 재판부에서 공정한 재판을 기대할 수 없다"며 사건에서 손을 떼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직접적으로 “다른 재판부에서 재판할 수 있도록 스스로 회피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이 같은 반발에 재판부는 재판 진행 여부와 국민참여재판 신청 여부 등 절차상 질문을 시도했으나, 변호인단은 “공정한 재판을 기대할 수 없는 재판부에서 (절차를) 진행할 수 없다”고 재차 반발했다. 심지어 변호인 측은 재판장이 마스크를 착용한 점까지 언급하며 “재판 공개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이의를 제기했다.

재판부는 상황을 정리하지 못한 채 약 20분 만에 재판을 종료했다. 이어 “국민참여재판 희망 여부를 다음 준비기일에라도 밝혀 달라”고 주문했으나, 김용현 전 장관 측은 “입장을 밝히는 것도 의미가 없다”며 수용하지 않았다. 결국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8월 11일로 연기됐다.
정치권에서는 특검팀과 변호인단 간 정면 대치로 헌정사상 이례적 재판 파행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용현 전 장관 변호인단은 “불법 기소와 불법 구속이 이뤄졌다”며 수차례 이의신청과 집행정지, 재판부 기피 신청을 냈지만 모두 법원에서 기각됐다. 조은석 특검팀은 김 전 장관이 대통령경호처를 속여 비화폰을 받은 후 내란 혐의 공범인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 전달한 점, 또 양모씨 등 민간인에게 비상계엄 이후 서류 폐기를 지시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강경 기소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더불어 조은석 특검팀이 김 전 장관에 대해 ‘증거인멸 우려’로 지난달 25일 추가 구속영장을 청구, 재판부가 이를 발부한 이후 양측 대립이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이 사건이 정치권과 여론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재판 관련 핵심 절차와 특검팀·변호인단의 충돌 양상이 반복될 경우, 향후 공소 유지 및 방어권 보장을 둘러싼 논란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법원은 내달 추가 준비기일을 연 뒤 재판 정상화를 도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