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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증강제 백신 시대”…GC녹십자, 美큐레보 CMO권리 확보로 글로벌 도전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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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증강제를 도입한 차세대 대상포진 백신 기술이 글로벌 백신 시장의 경쟁 구도를 흔들고 있다. GC녹십자가 미국 관계사 큐레보와 체결한 대상포진 백신 ‘아메조스바테인’ 생산 권리 계약은 국내 백신 제조사가 글로벌 상업화 물량의 위탁생산(CMO) 영역에 본격 진입한 사례로 산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업계는 GC녹십자의 이번 계약이 향후 글로벌 백신 시장에서 국산 백신 기술의 경쟁력 및 생산 역량 확대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내다본다.  

 

GC녹십자가 13일 공식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파트너 큐레보의 대상포진 백신 ‘아메조스바테인’ 일부 상업화 물량을 GC녹십자가 맡는다. 아메조스바테인은 현재 2018년 출시된 GSK ‘싱그릭스’가 독점에 가까운 점유율을 갖고 있는 대상포진 백신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싱그릭스는 면역증강제(Adjuvant)를 포함한 재조합 단백질 백신으로 연 5조원 이상 글로벌 매출을 올리며, 전체 시장(약 6조원 규모)의 90% 이상을 점유하는 대표 백신이다. 아메조스바테인은 이에 대응해 합성 면역증강제를 활용해 주사 부위 통증 및 전신 이상반응을 기존 백신 수준으로 낮춰 내약성(약물 부작용 적응력) 측면에서 차별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기존 대상포진 백신들은 면역증강제의 종류와 반응 양상이 달랐으나, 아메조스바테인은 최근 임상 2상에서 경쟁 제품에 비해 비열등성(효능이 뒤쳐지지 않음)과 더 나은 내약성을 입증했다. 현재 만 50세 이상 성인 640명을 대상으로 미국 현지에서 확장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2025년까지 2상을 마치고 바로 임상 3상에 진입, 상용화 일정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경쟁 구도를 살펴보면 GSK가 싱그릭스 단일 품목으로 대상포진 백신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아메조스바테인이 임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허가를 받을 경우 두 자릿수 점유율 확보도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GC녹십자의 생산 역량이 아메조스바테인의 글로벌 상업화 속도를 뒷받침할 수 있다는 점이, 국내 바이오 위탁생산(CMO) 산업에도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전망이다.  

 

백신 산업에서의 규제와 인증은 각국의 식약처, FDA 등 허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GC녹십자는 상업화 단계 진입에 따라 해외 규제 대응과 글로벌 품질 인증을 빠르게 확보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바이오 신약과 백신 분야 CMO 경쟁에서 글로벌 대형 제약사와의 계약 체결은 생태계 전환점이 된다”며 “GC녹십자의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국내 위탁생산 기술이 글로벌 상업화까지 곧장 연결될 수 있을지, 백신 시장 재편에 실질적 파급효과가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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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녹십자#큐레보#아메조스바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