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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점 합작 맹폭”…이탈리아, 남녀부 세계선수권 동반 우승→불가리아 제압으로 2연패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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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의 벼랑 끝, 이탈리아 대표팀 벤치는 쉴 새 없는 환희와 긴장으로 뒤섞였다. 전광판에 오르는 점수, 세트마다 바뀌는 관중의 열기가 경기장의 공기를 뜨겁게 달궜다. 흔들리던 3세트가 지나고, 우승의 순간은 4세트 연속 6득점과 교체의 반전에서 완성됐다. 강력한 서브와 탄탄한 수비, 그리고 세 명의 선수가 합작한 51점이 역사를 새겼다.

 

2025 FIVB 세계남자배구선수권 결승에서 이탈리아는 불가리아를 세트 점수 3-1(25-21 25-17 17-25 25-10)로 꺾고, 대회 2연패를 이뤄냈다. 필리핀 파사이시티에서 펼쳐진 이날 결승에서 세계랭킹 2위 이탈리아가 9위 불가리아의 거센 도전을 잠재우며 정상을 차지했다. 1세트부터 공격의 중심에 선 유리 로마노가 22점, 마티아 보톨로 18점, 알레산드로 미켈레토 11점을 올려 이탈리아는 두 세트를 연달아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51점 합작 맹폭”…이탈리아, 불가리아 꺾고 세계선수권 2연패 / 연합뉴스
“51점 합작 맹폭”…이탈리아, 불가리아 꺾고 세계선수권 2연패 / 연합뉴스

반격에 나선 불가리아는 3세트에서 알레산다르 니콜로프가 23점을 몰아치고 25-17로 세트를 만회했다. 그러나 승부의 추는 곧바로 다시 기울었다. 4세트 초반 이탈리아는 6연속 득점으로 흐름을 가져왔고, 미켈레토의 강력한 공격과 보톨로의 서브로 마무리하며 25-10으로 경기를 끝냈다. 특히 4세트 17-10 이후 연속 8득점은 우승의 쐐기를 박은 장면으로 남았다.

 

이탈리아는 이번 결승에 앞서 준결승에서 세계 1위 폴란드를 3-0으로 완파해, 2022년 폴란드 대회 이후 2회 연속 정상 등극이라는 목표를 이뤘다. 대회 내내 강력한 서브와 조직력, 그리고 결정적 장면마다 터진 클러치 득점이 돋보였다.

 

여자대표팀도 이달 초 23년 만에 정상에 오르며, 이탈리아는 남녀 동반 우승이라는 값진 기록을 남겼다. 이는 국제 배구 역사상 이탈리아가 두 부문을 동시에 석권한 최초의 사례다. 불가리아는 1970년 자국 개최 이후 55년 만에 결승에 올랐으나 준우승에 머물렀다. 니콜로프의 23점 분전이 위안을 남겼다.

 

앞선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폴란드가 체코를 3-1(25-18 23-25 25-22 25-21)로 누르고 3위를 차지했다. 폴란드의 윌프레도 레온은 26점을 책임지며 팀의 동메달 획득을 이끌었다.

 

이날 이탈리아는 집념 어린 플레이로 국제 무대의 오랜 아쉬움을 털어냈다. 우승 순간, 대표팀 벤치와 관중석은 기쁨과 감동이 교차하며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 세계남자배구선수권을 통해 탄생한 이 기록의 여운은 앞으로의 시즌에서 계속될 전망이다.

최하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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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불가리아#세계남자배구선수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