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계엄 옹호 논쟁 격화”…국민의힘 당권주자 2차 TV토론, 보수 정체성 충돌
정치

“계엄 옹호 논쟁 격화”…국민의힘 당권주자 2차 TV토론, 보수 정체성 충돌

이도윤 기자
입력

비상계엄과 탄핵, 그리고 특검 수사를 둘러싸고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정면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8월 17일 저녁 진행된 2차 TV토론에서 김문수, 장동혁, 안철수, 조경태 후보가 집권당의 보수 정체성과 당내 분열 문제를 두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대선 후보 단일화에서 비상계엄, 당원명부 제출 논란까지 다양한 쟁점이 맞물리면서 본경선 정국의 격랑이 예고되고 있다.

 

이날 TV토론에서 ‘반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파인 김문수, 장동혁 후보는 특검 수사와 관련해 일부 후보들이 “당을 민주당에 넘겼다”고 공세를 펼쳤다. 반면 ‘찬탄’(탄핵 찬성)파 안철수, 조경태 후보는 “과거 잘못과 절연해야 한다”며 계엄·탄핵에 미온적인 후보들에게 날을 세웠다. 김문수 후보는 “당원명부를 사수하지 못하면 당의 미래도 없다”며 “나는 당사에서 철야 중이고, 압수수색 요구는 폭거”라고 주장했다. 조경태 후보는 “원인 제공자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인물”이라며, “범죄 혐의가 확실하면 특검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고 맞받았다.

특검과 압수수색에 대한 입장도 첨예하게 엇갈렸다. 김문수 후보가 “지금은 투쟁해야지 협의할 사안이 아니다. 범죄 혐의 하나 없는 당원명부 제출은 불법”이라고 강하게 반발한 반면, 안철수 후보는 “범죄 혐의가 있으면 수사해야 한다. 당사 압수수색과 당원명부 요구는 부적절하다”고 했다. 장동혁 후보 역시 “특검이 주말에 당사 압수수색을 하지 않는다”며 대응 강도를 조절했다.

 

계엄령과 탄핵 파동을 둘러싼 공방은 보수 진영의 뿌리 논쟁으로 번졌다. 안철수 후보와 조경태 후보는 김문수 후보의 ‘계엄 옹호’ 발언을 두고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위헌이다. 법치주의가 보수의 길”이라고 비판했다. 김문수 후보는 “불가피한 국정 상황과 예산 삭감 등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한편 조경태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버려야 국민의힘이 산다”며, 계엄령 강행 책임론과 당내 쇄신론을 동시에 제기했다.

 

장동혁 후보는 “계몽령을 잘됐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것은 오해”라고 해명하며, 조경태 후보를 향해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같은 논리”라고 반박했다. 이어 “당론과 달리 탄핵에 찬성한 것이 보수 가치와 동떨어졌다”고 비판을 더했다.

 

토론 후반부엔 단일화 약속 등 과거 대선 경선, 후보 간 정치적 이력 검증, 당내 분열 책임 소재를 두고 신경전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는 ‘단일화 불발’ 문제를 놓고 “사실 왜곡”과 “정략적 발언”이라며 설전을 주고받았다. 안철수 후보는 “보수계 집회를 정치적으로 악용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졌고, 장동혁 후보는 “과거 민주당에 입당하려 한 적 없다”며 상대 후보들의 이력 문제를 지적했다.

 

한편, 장동혁 후보가 과거 대전 합동연설회에서 삿대질 논란을 빚은 데 대해 “오해가 있었다면 사과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계엄·탄핵, 특검 수사, 대선 단일화 문제까지 얽히며 계파 대립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정치권은 차기 당대표 선출을 앞두고 보수 진영의 노선과 공정성, 통합이 최대 쟁점으로 부각된 것으로 해석했다. 당원 투표와 여론 동향에 따라 향후 국민의힘 지지율 및 내년 총선 전략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이도윤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김문수#국민의힘#장동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