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마지막 인사”…쿠에바스, kt 7년 동행 마침표→송별회 아쉬움 속 작별
수원구장의 조명 아래, 오랜 동행의 끝은 잔잔한 박수와 따스한 시선으로 물들었다. kt wiz의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던 외국인 투수 윌리암 쿠에바스가 팬들과 선수단, 그리고 구단의 손길 속에서 7년 여정에 작별을 건넸다. 그간의 희로애락을 담은 영상이 전광판에 흐를 때마다, 팬들은 지난 순간들을 떠올리며 아쉬움과 감사를 교차시켰다.
쿠에바스는 2019년 합류 이후 kt wiz 마운드의 중심축이었다. 7시즌 동안 149경기에 나서 55승 45패, 평균자책점 3.93을 기록했다. 특히 2021년 10월 삼성 라이온즈와의 정규시즌 1위 결정전에서는 단 2일 휴식 만에 마운드에 올라 7이닝 1피안타 무실점 8탈삼진이라는 투혼을 펼쳤다. 이어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선 에이스다운 투구로 승리를 이끌며 구단 최초의 통합우승을 완성했다.

2022년에는 팔꿈치 부상으로 계약 해지 통보를 받기도 했으나, 그는 대체 선수인 웨스 벤자민의 적응을 돕고 팀에 남아 동료들을 격려했다. 재활과 노력 끝에 2023시즌 중반 다시 유니폼을 입은 쿠에바스는 12승 무패, 평균자책점 2.60이라는 완벽한 기록으로 팀 반등의 중심이 됐다. 반면 올 시즌에는 구위 저하와 함께 18경기 3승 10패, 평균자책점 5.40에 그치며, 성장과 이별의 교차점을 맞이했다.
마지막까지 쿠에바스는 흐트러짐 없이 팀을 응원했다. 퇴출 결정 이후에도 의연한 태도로 외국인 동료, 구단 관계자들과 제주 여행을 다녀왔고, 선수단이 마련한 송별회에 참석해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그는 새 외국인 투수 패트릭 머피에게 아낌없는 조언을 건네며 팀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kt wiz 구단은 "쿠에바스가 현재 대만, 멕시코 등 타 구단으로부터 입단 제안을 받고 있다"고 밝혀, 그의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감을 아울러 전했다.
숱한 경기의 땀과 눈물, 벗들과 쌓은 우정, 응원으로 남은 시간. 환송의 순간은 조용히, 그러나 깊이 팬들의 가슴에 남았다. 윌리암 쿠에바스와 kt wiz의 동행을 추억하는 송별 행사는 20일 한화전 홈경기에서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