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훈련원이 양국 가교”…코이카, 우즈베키스탄 현지 청년 취업·기술 지원 확대
취업난이 심화되는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이 추진한 직업훈련원이 고용 환경을 바꾸고 있다. 현지 청년들의 삶이 변화하고 양국 협력의 접점이 확대되면서, 코이카의 대외 원조 정책 역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3일 사마르칸트 직업훈련원에서 에르가셰프 이스모일 원장은 “한국 국민의 세금으로 이 직업훈련원이 만들어졌는데 우리가 항상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 뜻깊다는 것을 항상 강조하고 있다”며, 한국 측에 깊은 감사를 전했다. 그는 “한국 국민의 도움 덕분에 우즈베키스탄의 직업 훈련 분야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밝혔다.

코이카는 2016년 우즈베키스탄 고용빈곤퇴치부와 협력, 약 640만 달러를 투입해 사마르칸트 직업훈련원을 설립했다. 자동차·전기전자·정보기술(IT)·용접·기계·컴퓨터응용디자인 등 6개 과를 두고 있다. 2024년 상반기까지 약 3천945명의 졸업생 중 95%에 달하는 3천756명이 취업에 성공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원장은 직업훈련원이 단순한 기술 교육 곳간을 넘어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접하는 창구로도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고려인분들의 근면성과 남을 배려하는 모습을 누구나 인상 깊게 보고 감명을 받았다”는 발언에는, 과거 소련 시절 중앙아시아에 강제 이주한 한민족 후예에 대한 공감과 존경심이 깃들었다.
더 나아가 “지금까지 10만 명에 달하는 우즈베키스탄인이 한국에서 노동자로 일하고, 10만 명 이상이 귀국했는데 한국에 대해 나쁜 이야기를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직업훈련원생 술타노프 만수르 씨는 “예전엔 기계를 몰랐지만 한국 사람들처럼 열심히 배우고 다른 이들을 돕고 싶다”며 기술 교육의 사회적 파급력을 언급했다.
정치권에서는 공적개발원조(ODA) 정책 효과에 대한 긍정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코이카는 사마르칸트를 포함한 우즈베키스탄 4곳에서 직업훈련원을 운영해왔으며, 현지 산업 발전과 한국에 대한 인식 개선, 조선업 인력 양성 등 다각적 지원을 펼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 최대 인구국으로, 3천500만 인구 중 64%가 30세 미만이다. 현지 정부가 취업률 제고에 집중하는 가운데, 한국의 직업교육 지원 노력이 현지 산업 생태계 구축과 IT 기술 인재 양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코이카는 급속한 사막화 현상이 진행 중인 카라칼파크스탄 자치공화국 일대에서 스마트농업·기후적응농업 모델 개발 지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현지에서는 “이런 직업훈련원은 두 나라 국민과 정부를 더 가깝게 하는 기회”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정부는 향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일대에서 직업훈련·IT지원 등 ODA 사업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