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철학 직접 알린다”…이재명 대통령, EU·프랑스·영국·인도에 특사단 순차 파견
정치적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민주주의 복귀 및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국제사회에 직접 설명하는 외교전략을 택했다. 7월 14일부터 이재명 대통령은 유럽연합(EU), 프랑스, 영국, 인도와 같은 주요 4개국에 특사단을 순차적으로 파견하며 대외 정책 방향을 알리는 데 나서기로 했다. 특사단은 각국 주요 인사에게 이 대통령의 친서와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고 방위산업·첨단기술 협력 등 실질 파트너십 논의를 확대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사단 파견은 대한민국 민주주의 복귀를 국제사회에 공식화하는 외교적 메시지이자 국정 철학 공유를 위한 첫 대외 행보”라고 밝혔다. 이번 특사단 인선에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유럽연합),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프랑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영국), 김부겸 전 국무총리(인도) 등 정치권 원로급 인사가 대거 포함돼 이목이 집중된다.

특사 파견 일정에 따르면, 14일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단장인 EU 특사단이 브뤼셀을 방문해 디지털 전환, 기후변화 대응, 과학기술 협력 등 의제를 논의한다. 프랑스 특사단은 15일부터 18일까지 체류하며 인공지능, 우주항공, 방위산업 분야에서 전략적 협력 방안을 전달할 방침이다. 이어 16일부터 19일까지 영국 특사단은 국방·기후협력 등 글로벌 과제에 대한 공동 대응 의지를 표명할 예정이다. 인도 방문단 역시 16일 떠나 방위산업, 공급망, 핵심기술, 문화·인적교류 등 포괄적 협력을 주제로 논의를 진행한다.
특히, 이번 특사단 명단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주요 직책을 맡았던 정치권 원로들이 대거 포진됐다. 대통령실은 “다른 주요국 특사단도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추가 출국할 예정이며, 대상국과 협의가 마무리되는 즉시 구체 내용을 공식화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과 외교가에서는 이번 조치가 이재명 정부의 실질적 외교 복원 시도임과 동시에, 방위산업·첨단산업 등 협력에서 ‘속도전’을 예고하는 신호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대통령실은 미국, 일본, 중국, 호주, 폴란드 등 14개국을 차례로 순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정세균 전 국무총리, 박병석 전 국회의장 등을 포함한 각국 특사 후보자 인선도 속속 거론되는 중이다.
대외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한편, 정치권 일각에선 ‘선거 캠프 인물 비중’이 과도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정치 경험과 국제 감각을 모두 갖춘 인물들로 구성했다”고 강조했다.
예상되는 외교·경제적 파급력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정부는 오는 하반기까지 신임 특사단을 추가 파견해 민주주의 복귀와 실질 협력 강화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