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엔비디아 H20 신규 주문 제한 지시”…AI 반도체 미중 갈등 격화에 업계 긴장
현지시각 21일, 중국(China) 주요 정보·산업 당국이 미국(USA)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의 AI 칩 ‘H20’에 대해 보안 문제를 들어 신규 주문 제한을 지시한 사실이 복수의 현지 소식통을 통해 확인됐다. 이번 조치는 최근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의 강경 발언 이후 중국 내 대형 테크 기업 중심으로 해당 칩 구매와 사용이 차단되는 등 미중 간 기술 마찰이 심화되는 흐름 속에서 나왔다.
엔비디아의 H20 칩은 미국 정부의 대중국 첨단 반도체 수출 제재에 대응해 출시된 저사양 AI 제품으로, 한 차례 수출 금지 이후 지난달 재허용됐다. 그러나 러트닉 장관이 “최고·차선 제품은 중국에 팔지 않으며, 중국이 미국 기술에 중독되도록 하는 전략”이라고 직접 언급하며 중국 당국의 반발을 자극했다. 일부 중국 고위 당국자들은 이 발언을 모욕적이라고 받아들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 등 해외 언론은 이번 제한 조치가 인터넷정보판공실, 발전개혁위원회, 공업정보화부 등 핵심 부처의 조율 아래 바이트댄스(ByteDance), 알리바바(Alibaba) 등 주요 기업에 전파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7월 31일, 엔비디아 임원들이 국가 인터넷 당국에 소환돼 심각한 보안 리스크 문제가 공식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기업들은 이에 따라 H20 신규 주문을 일시 중단하거나 구매량을 크게 줄이고 있으며, 중국산 칩 사용 확대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한 소식통은 “러트닉 장관의 언급이 사실상 중국산 반도체 사용 확대를 명분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업체들은 향후 더 높은 성능의 AI 칩 대중국 판매 가능성에 기대를 남겨두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번 제한은 공식 문서가 아닌 구두 지침 형태로 내려졌으며, 향후 미중 양국의 무역협상 결과나 미국 측의 추가 규제 가능성에 따라 변화가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발 AI 반도체의 중국 접근이 멈추면서 업계와 투자자들은 글로벌 기술 공급망 및 반도체 기업들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는 “미중 간 신뢰 붕괴가 반도체 산업의 패러다임까지 흔든다”고 꼬집었고, BBC 역시 “중국 시장을 놓고 미국 기업들이 점점 더 불리한 입장에 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 또한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번 보안 조치는 미중 기술 경쟁의 점점 더 조직적이고 전략적인 단계 진입 신호”라며, “H20 사태가 디커플링과 공급망 재편의 또 다른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사회는 이번 기술통제 조치가 미칠 장기적 파장에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