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환율 948원 돌파”…국내외 투기 수요·달러 강세에 변동성 확대
엔화 환율이 8월 20일 장중 949원선을 돌파하며 연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입 기업과 개별 투자자들의 환리스크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외환시장 전반의 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국 달러 강세와 글로벌 투기 수요가 맞물린 영향이 크다고 진단하고 있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20일 오후 2시 7분 기준 일본 엔화 환율은 100엔당 948.06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4.32원(0.46%) 올랐다. 엔화 환율은 이날 943.61원에서 출발해 장중 한때 949.72원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소폭 하락했다. 현찰 거래 기준으로는 100엔당 살 때 9.65원, 팔 때 9.31원이며, 송금 거래에서는 보낼 때 9.57원, 받을 때 9.39원에 거래 중이다. 최근 일주일간 엔화 환율 관련 온라인 토론글도 736건 이상을 기록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고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국제 외환시장에서는 전날(8월 19일) 달러·엔 환율이 147.6600엔으로 소폭 하락(0.2000엔, 0.14%↓)했으나, 국내 엔화 환율은 여전히 강세 흐름을 유지했다. 이 같은 엔화 약세·원화 약세 동반 현상에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엔화 캐리트레이드 확대, 아시아 역내 투자 수요 재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풀이한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일본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과 미국 달러화의 초강세, 중국 등 신흥국 통화 불안 요인이 동시에 겹치면서 엔화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수입기업, 해외 투자자의 환리스크 노출이 점차 확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한국은행도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외환당국은 최근 원·엔 환율 급등에 따른 외화 수급 불균형에 유의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내달 일본은행,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이 외환시장 추가 변동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엔화 환율은 올해 들어 지속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948.06원은 1년 전과 비교해 9개월 만에 최고치에 해당하며, 2025년 상반기 내내 940원대를 오가는 약세 흐름이 계속됐다.
향후 엔화 환율은 미일 통화정책, 글로벌 경기 방향성, 아시아 금융시장 유동성 등에 따라 추가로 출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내달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 회의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