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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환 목사 증인신문 법원 청구”…이명현 해병특검, 이종섭 신병 처리 고심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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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사건 외압·은폐 의혹을 둘러싼 정국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극동방송 이사장 김장환 목사를 상대로 법원에 공판 전 증인신문을 청구하겠다고 공식 밝혔다. 참고인 출석 요구를 반복적으로 거부한 김 목사를 강제 소환해 진술을 확보하려는 특검의 강경 조치에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2일 정례브리핑에서 김장환 목사 주소지인 수원지방법원에 증인신문 절차를 신청할 계획임을 알렸다. 그는 “법원이 증인신문 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하면 김 목사가 출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판 전 증인신문은 자체 조사에 어려움이 있거나 참고인이 불출석할 경우 법정에서 증언을 확보하는 제도다. 김 목사의 참고인 신분을 감안하면 특검이 동원할 수 있는 최대한의 강제 수단임을 시사한다.

한편, 한기붕 전 극동방송 사장에 대해서도 추석 연휴 이후 유사한 법원 증인신문 청구를 검토 중임을 강조했다. 특검팀은 “김 목사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로비 연관, 한 전 사장의 증거인멸 정황 등이 포착됐다”며, 구체적인 사건 경위와 외압 의혹의 실체를 집중 규명 중이다.

 

이와 함께, 지난달 다섯 차례 피의자 조사를 받았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도 정밀 검토되고 있다.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이 전 장관 신병 처리 방침은 중대성과 진술 내용을 감안해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이는 사건 실체 규명과 ‘윗선 외압’ 수사 방향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2023년 7월 당시 이종섭 전 장관은 국방에 대한 사무를 총괄하며,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연결고리로 꼽힌다. 이 전 장관은 주호주대사로 임명돼 출국한 이후 ‘도피성 출국’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다만, 이종섭 전 장관 측은 진술 과정에서 “장관의 이첩 보류 지시는 신중히 사건을 검토하기 위함이며, 혐의자 축소 지시는 아니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이나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등 사건 핵심 인물을 둘러싼 추가 사법 처리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검팀은 이미 지난 7월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 대해 위증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기각한 전례가 있다.

 

이번 공판 전 증인신문 신청과 이종섭 전 장관 신병 처리 검토로 채상병 사건을 둘러싼 정국은 다시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정치권과 시민들은 특검의 수사 방향과 법원 판단을 주시하고 있으며, 향후 정치적 파장은 물론 대외 신뢰도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검팀은 추가 증인신문과 신병 처리 등 다음 단계 조치를 검토할 방침이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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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현#김장환#이종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