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장 모두 당첨”…로또 강동구 ‘운좋은날’의 역대급 행운
요즘 로또를 사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한때 ‘한탕’의 상징이던 복권이, 지금은 일상 속 기대와 설렘을 담는 희망의 놀이로 자리 잡았다. 사소한 5천원으로 시작한 손끝의 선택에, 거대한 기대와 상상이 더해지는 시대다.
서울 강동구의 ‘운좋은날’ 복권 판매점에서 이번 주말, 누군가의 작은 꿈이 현실이 됐다. 같은 번호를 적은 로또 5매가 동시에 1등에 당첨된 것이다. 현장에선 이 복권을 산 이가 오직 한 명일 거란 해석이 돌았고, 그 주인공은 실수령액 51억 원이라는 놀라운 행운을 안았다. 일요일 오전, 판매점 앞을 지나는 행인들은 무심코 “혹시 저 사람일까?” 하고 궁금해 하는 눈치였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나도 한 번쯤 저 자리에 앉고 싶다”란 부러움 섞인 인증 글이 넘쳤다.

데이터로 살펴봐도 복권의 인기는 꾸준하다. 동행복권에 따르면 제1191회 로또 판매금액은 1,212억 원을 넘어섰다. 당첨번호 1·4·11·12·20·41(보너스 2)이 공개된 뒤, 전국 18명이 1등이 됐으며, 최다 자동 당첨은 서울 사당·관악구, 온라인, 부산, 대구 등에서 나왔다. 그러나 단연 화제를 모은 건 한 사람이 동일 번호 5매로 76억 이상의 당첨금을 손에 쥔 강동구의 사례다. 세금을 제해도 51억이란 거금은 “이것이 진짜 벼락부자”라 부를 만하다.
전문가는 이런 현상에 대해 “복권의 본질은 단순한 한탕이 아니라, 작은 확률에 기대를 거는 심리에서 시작된다”고 표현했다. 통계적으로 무모하다 느껴도, 직장인들이 매주 ‘로또 날짜’를 기다리며 희망을 키우는 건, 소확행을 추구하는 시대 감성 그 자체다. 돈이 아닌, 꿈을 사는 셈이라는 설명이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이젠 로또 뽑는 게 토요일 습관이 됐다”, “누군가의 행운을 보는 것만으로도 대리만족”, “다음 주는 내 차례일지도” 같은 글들이 잇달았다. 지나가는 순간 기대는 현실로 바뀌지 않더라도, 복권 용지 한 장에서 솟아나는 상상력이 일상을 조금은 특별하게 만든다.
누적 통계치에 따르면, 로또 6/45 도입 이후 20년 넘는 세월 동안 약 9,800명이 1등에 당첨됐고, 평균 당첨금은 20억이 넘는다. 그러나 단 한 번, 용기를 내어 뽑은 종이 위에 담긴 희망이 누군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다. 이번 강동구 당첨자처럼 말이다.
결국 로또 한 장에는 돈 이상의 바람이 담겨 있다. 적중 확률은 희박하지만, 매주 반복되는 선택이 우리네 소소한 낙이 되었고, 어쩌면 복권은 행운을 빌며 살아가는 평범함의 또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