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맞대결 빈자리”…KIA 이범호, 김도영 공백 체감→SSG전 승부 변수로 부상
비 내린 인천 SSG랜더스필드에 기류는 소란스럽고 조용했다. 미처 걷히지 않은 습도 만큼이나 KIA 타이거즈 더그아웃의 표정도 가라앉았다. 이범호 감독의 눈빛은 부상으로 빠진 김도영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밖에 없었고, 시대를 대표하는 에이스 김광현이 다시 한번 마운드를 밟는 날 빈자리의 무게감은 더욱 크게 다가왔다.
김도영은 프로야구 KBO리그에서 ‘김광현 킬러’로 불릴 만큼 압도적인 상대 전적을 자랑했다. 22타수 10안타, 3홈런, 5타점, 타율 0.455의 기록은 단순한 수치를 넘어 김광현 앞에서 KIA 공격의 선봉장으로 우뚝 섰음을 입증했다. 고의볼넷 횟수와 타석 집중력까지 겸비한 모습은 단지 개인의 활약이 아니라 팀 전체 분위기를 이끌었다.

경기는 KIA 좌완 에이스 양현종과 SSG 김광현의 통산 10번째 격돌로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 맞대결에서 양현종은 4승 3패, 김광현은 3승 5패로 호각세를 이끌어왔다. 지난 5월 11일 게임에서는 양현종이 5와 3분의 1이닝 3실점으로 다소 흔들린 반면, 김광현은 7이닝 동안 단 1실점으로 위력을 뽐냈다. 접전의 기억 속에 김도영의 타격은 결정적 변수가 됐다.
하지만 김도영은 지난달 27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도루를 시도하다 오른쪽 허벅지 근육 부상을 당하며 이탈했다. 4주 뒤 재검진이라는 일정이 정해졌고, 이범호 감독은 “근육 부상은 한 달이면 좋아진다”며 재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복귀 일정은 다음 주 검진 결과 이후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이범호 감독이 “어제 양현종과 숙소로 돌아가며 광현이 공은 도영이가 잘 쳤다라고 이야기했다”고 밝힌 대목에는 그리움과 고민이 동시에 스며들었다. 김광현에 강한 대타자 없이 맞이하는 SSG전은 KIA 타선의 재구성이 요구되는 순간이었다. 감독은 “새로운 김광현 킬러의 등장을 기다린다”고 전했다.
‘광현종’의 운명이 다시 교차하는 날. KIA는 SSG와의 승부 이후 곧바로 다음 시리즈를 준비한다. 김도영의 복귀 여부가 KIA의 추격과 시즌 순위 경쟁에 어떤 파장을 안겨줄지, 팬들의 시선이 스탠드와 더그아웃을 오가며 여운을 남긴다.
햇빛과 구름이 교차하는 오후, 기다림과 희망이 교차하는 KIA의 시간. 김도영 이름 석 자가 남긴 빈자리에서 팬들은 팀의 뚝심, 새로운 영웅의 등장을 품고 각자의 하루로 돌아간다. KIA와 SSG의 맞대결은 6월 21일 인천에서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