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숙면, 뇌·생체시계가 갈린다”…수면질 높이는 침실 환경 주목
연일 이어지는 열대야가 숙면의 적으로 떠오르면서, 뇌 호르몬 분비와 생체시계(서카디안 리듬) 조절을 중심으로 쾌적한 침실 환경이 주목받고 있다. 여름철 밤 낮아지지 않는 온도는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해 신체 리듬에 직접적 영향을 주며, 이로 인한 만성 피로와 일상생활 장애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신원철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대한수면연구학회 회장)는 “열대야로 숙면이 깨지는 것은 생체시계가 외부 열기로 고장나는 것과 같다”며 체온 관리와 뇌 호르몬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생체 리듬에 맞는 온도, 습도 유지가 핵심이다. 침실 온도를 24~26도, 습도 40~60%로 조절하면 멜라토닌 분비가 촉진되고, 땀·탈수 위험도 줄어 수면 각성 빈도가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컨 타이머, 간접 바람 유도, 커튼 등 열차단 활용 역시 체온 저하에 도움을 준다. 실내 온도와 습도를 스마트 센서로 자동 조작하거나, 스마트폰 연동 온습도 모니터링 등 IT 기반 관리 서비스도 시장에서 확대되는 추세다.

숙면을 위한 생활습관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미지근한 온도의 샤워는 신체 긴장 완화와 체온 하강을 유도하지만, 찬물 샤워는 오히려 열 생산이 활성화되는 역효과가 있을 수 있다. 이외에도 금주·금카페인, 격렬 운동 자제, 일정한 기상·취침 시간 유지, 20분 미만 낮잠 등이 수면 효율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생체시계를 혼란시키는 요인 중 하나가 빛 환경이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의 청색광(블루라이트)은 멜라토닌 생성을 억제, 수면 개시 시간을 지연시킨다. 최근에는 수면전 ‘블루라이트 차단 모드’ 기능, 조도 자동조절 LED 조명, 숙면을 위한 착용형 웨어러블 기기 등 IT 융합 솔루션이 등장해 관심이 모인다. 또한 텐셀, 레이온 등 흡습·통기성 소재를 활용한 침구 및 침실 인테리어 역시 수면중 열·습도 조절을 보조, 고온다습 환경 적응력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는 AI 기반 수면 패턴 분석, 환경 자동제어 스타트업 서비스, 각종 IoT 연동 수면 모니터링 기기 등이 연구·상용화되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은 공공·민간 협력으로 열대야 과학적 대처 가이드라인 마련을 확산 중이며, 국내 병원과 IT기업 간 맞춤형 침실 환경 솔루션도 시험 중이다.
전문가들은 “열대야 등 이상기후가 심화되면서 숙면 솔루션의 산업적, 사회적 가치가 커지는 상황”이라며 “정교한 IT·바이오 기반 맞춤형 수면 관리가 미래 헬스케어 분야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실제 사용자의 삶에 융합 기술이 신속히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