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달러화 비중, 30년 만에 최저”…IMF, 환율 변동에 글로벌 외환보유고 재편 전망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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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1일 워싱턴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6월 말 기준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중 달러화 비중이 56.32%로 하락했다. 이는 1995년 이후 30년 만에 최저치로, 2분기 동안 달러 가치 급락의 여파가 전 세계 외환 포트폴리오에 직접적인 변화를 불러왔다. 환율 변동이 외환보유고 내 기축통화 구성에 미치는 영향이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다.

 

IMF는 이번 결과가 실물 외화 보유 변화보다는 달러와 주요 통화 간의 환율 등락에 따라 좌우된 것으로 진단했다. 고정 환율 환산 기준으로 볼 때 달러화 비중은 57.67%로 비교적 안정적이었지만, 2분기 중 환율 변동이 전체 감소분의 92%를 설명한다고 밝혔다. 해당 기간 달러는 유로화에 비해 9%, 스위스프랑 대비 11%, 파운드화 대비 6% 각각 절하됐으며, 달러인덱스(DXY)도 10% 넘게 하락해 1973년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달러화 비중 30년 만에 최저…2분기 급락 영향에 글로벌 외환보유고 변화
달러화 비중 30년 만에 최저…2분기 급락 영향에 글로벌 외환보유고 변화

중앙은행들은 IMF에 달러 환산 기준으로 외환보유고를 보고하게 돼 있는데, 달러화 가치의 급락은 비달러 통화 보유량의 상대적 확대 효과를 가져온 셈이다. 유로화의 글로벌 외환보유액 내 비중은 6월 말 21.13%로, 분기 미 전체 1.13%포인트 상승했다. 단, 이는 실제 보유 증가라기보다는 환율 효과가 전적으로 반영된 측면이 강하다.

 

이번 분기 달러 하락의 배경에는 미국(USA) 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예고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금리 인하 압박,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 통과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 전망 등이 있었다고 IMF는 분석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도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기축통화 질서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신흥국 통화 변동성, 미국의 금리 정책 조정, 지정학적 긴장, 미국 재정 건전성 등의 요인이 외환시장의 추가 변동성을 촉발할 것으로 내다본다. IMF는 “주요 통화 환율 흐름이 글로벌 보유액 구성에 중대한 변수로 자리 잡았다”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미국(USA) 중심의 외환보유고 포트폴리오가 환율의 급변동에 따라 예기치 않은 구조 변화를 맞을 수 있음을 경계하고 있다. 앞으로 달러화의 가치와 그 비중이 국제 통화질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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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달러화#외환보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