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은 연합군 선물인가”…더불어민주당,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파면’ 총공세

‘광복절 발언’ 논란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격화됐다.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의 “광복은 연합국의 선물”이라는 발언을 두고 더불어민주당이 파면을 강력히 요구하며, 역사 인식 문제와 건국절 논쟁까지 다시 불붙는 모양새다. 여야의 입장 차이가 뚜렷해지며 민심의 파장도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18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정 대표는 "민주당은 역사 내란 세력도 철저하게 척결해가도록 하겠다"며 “광복은 연합군의 선물이라는 망언은 참담하다”고 일갈했다. 그는 “지난해 우리는 또다시 빛의 혁명으로 민주주의 빛을 지켜냈다"면서 "지금도 빛을 빼앗으려는 역사 쿠데타가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형석 관장이 8월 15일 광복절 기념사에서 “광복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의 승리로 얻은 선물”이라 발언한 점을 겨냥해, 정 대표는 이 같은 발언을 “망언”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독립기념관장이 어떻게 우리 민족의 피와 희생으로 일군 독립 역사를 부정할 수 있느냐”고 성토했다.

건국절 논란도 재점화됐다. 정청래 대표는 “헌법 전문에서 대한민국은 3·1 운동으로 건립된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하자는 주장은 ‘그 이전에 나라는 없고, 친일도, 독립운동도 우리의 역사가 아니다’라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역사 왜곡이자 헌법 정신 부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역시 김형석 관장을 겨냥해 “나라를 팔아먹어야만 매국노가 아니다”라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을 폄훼하는 자들이야말로 오늘날 매국노”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김형석의 궤변을 듣다 보면 역겨워진다”며 “이런 자를 그냥 두는 것은 우리도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말했다.

관장의 해명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사과는커녕 광복에 대한 다양한 시선을 운운하며 요설을 토해내고 있다”며 단순 실수나 학술적 견해가 아니라 순국선열과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을 정면 부정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여야 간 역사관 충돌이 심화되는 가운데, 향후 독립기념관 인사 문제와 정부의 역사 인식 논란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치권은 김형석 관장 파면 요구를 두고 강경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