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32초54 역영”…한국 혼계영 400m, 세계선수권 첫 결승→아시아 유일 진출
싱가포르 아레나의 물살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긴장과 열기로 가득했다. 결승이라는 벽 앞에서 이주호, 최동열, 김영범, 황선우는 다시 한 번 흐름을 바꿀 힘을 모았다. 한 점의 망설임도 없이 물을 가른 네 명의 선수와, 3분32초54라는 기록은 곧바로 세계선수권대회 역사 속에 ‘최초의 결승행’이란 새 이름을 남겼다.
2025 세계수영연맹 세계선수권대회 경영 남자 혼계영 400m 예선, 이주호(배영), 최동열(평영), 김영범(접영), 황선우(자유형)로 꾸려진 한국 대표팀은 25개국 중 8위에 올라 결승 티켓을 따냈다. 배영부터 자유형까지 네 명 모두 제 몫 이상을 해냈고, 25개국이 맞붙은 자리에서 아시아 대륙 유일의 결승 진출국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은 예선에서 이주호 53초60, 최동열 59초58, 김영범 51초12, 황선우 48초24로 각각 구간을 완주했다.

특히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같은 멤버로 나선 점, 그리고 2년 전 세운 한국 기록(3분32초05)에는 0.49초 모자랐다는 아쉬움까지도 새 기록의 가치에 힘을 더했다. 중국은 3분32초69로 9위를 기록하며 아쉽게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혼계영 400m 종목에서 세계선수권 결승 무대 진출은 한국 수영 역사상 첫 사례다. 단체전 전체를 봐도 2022년 부다페스트 남자 계영 800m 이후 두 번째이며, 2024 도하 대회 은메달의 감동이 올해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졌다.
경기 후 이주호는 “네 명 모두 컨디션을 맞추기 쉽지 않았지만, 최초 결승 진출이라 의미가 크다”고 전했고, 최동열 역시 큰 감격을 표했다. 김영범은 “결승 무대에선 아쉽던 한국 기록까지 노려보겠다”고 했으며, 황선우는 팀워크에 대한 신뢰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강조했다.
한편, 같은 날 여자 혼계영 400m에서 한국 대표팀(김승원, 고하루, 김도연, 허연경)은 4분04초36으로 20개국 중 15위에 머물렀다. 남녀 개인혼영 400m에서도 김민섭, 김보민이 각각 경기를 마쳤으나 결승에는 진출하지 못했다.
한국 남자 혼계영 400m 대표팀은 2025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또 하나의 단체전 기록을 완성했다. 세계 정상급 무대에서 이들의 사소한 땀방울과 간절한 시선은 다시 한 번 더 깊은 울림을 남겼다. 결승전은 3일 밤 9시 33분, 싱가포르 아레나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