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만 유로 사라진 후폭풍”…LIV 골프, 벌금 대납 중단→DP월드투어 결별 기로
잔고가 증발한 자리엔 냉랭한 긴장감만이 맴돌았다. LIV 골프가 DP월드투어 소속 선수들을 위해 앞장서 대납해온 벌금 지급을 전격 중단하면서, 라이더컵을 노리는 선수들의 명예와 입지가 한층 불안정해졌다. 1천500만 유로, 약 242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벌금은 이미 투어 사이 갈등의 상징이었다.
실제로 LIV 골프 소속 욘 람, 티럴 해턴, 아드리안 메롱크, 톰 매키빈 등은 라이더컵 유럽팀 선발을 목표로 DP월드투어 회원 자격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DP월드투어 회원이 외부 대회에 출전하려면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는 ‘대회 일정 상충 정책’으로 수차례 벌금 고지서를 받아 들었다. LIV 골프가 대신 납부한 금액만 1천500만 유로에 이르며, 아직 갚지 않은 벌금도 800만~1천만 유로에 달한다.

이번 결단은 단순한 통보 그 이상이다. LIV 골프 선수들은 DP월드투어의 정책이 불합리하다며 소송전에 돌입했고, 작년 4월 1심에서 영국 법원은 벌금 부과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람 등 주요 선수들이 항소를 제기한 상황에서, 2심 판결 전까지는 미지급 벌금에도 회원 자격이 유지된다. 그러나 2심 판결이 9월 라이더컵 이후로 미뤄진 만큼, 선수들의 거취 역시 더욱 불투명해졌다.
현지 전문가들은 DP월드투어가 LIV 골프와 PGA 투어 간 합병 협상이 빠르게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며 사태를 관망해왔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규정 개정이나 전략적 제휴 중단 등 투어의 노선 변경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더해진다. 사상 초유의 대립 구도 속에서 선수, 단체, 팬 모두가 ‘공존의 해법’을 고심하는 국면이다.
차가운 숫자 뒤에 숨은 선수들의 고민, 그리고 재정과 명예 사이의 줄다리기는 이제 새로운 선택을 앞에 두고 있다. 양 투어 사이 갈등의 또 다른 국면이 예고된 가운데, LIV 골프와 DP월드투어의 운명은 라이더컵이 펼쳐지는 가을 이후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