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칩 10억 달러 밀반입”…중국, 엔비디아 수출 통제 무력화 움직임에 파장
현지시각 7월 24일, 중국(China)에서 최근 3개월간 10억 달러 이상의 엔비디아(Nvidia) 인공지능(AI) 칩이 비공식 경로로 밀반입된 정황이 드러났다. 지난 2023년 미국(USA)의 수출 규제 강화 이후에도 B200 등 첨단 제품이 암시장을 통해 공급되면서 중국 데이터센터 및 AI 업계 내 수리·유지보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미중 첨단기술 패권 경쟁의 연장선상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국제 사회에 직접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5월 이후 중국 현지 유통업체들은 공식 판매가 금지된 엔비디아 B200, H100, H200 칩을 주요 데이터센터 업체에 공급했다. 해당 칩은 미국의 금수 조치로 수출이 차단된 제품이지만, 광둥성, 저장성 등지를 중심으로 암시장 거래가 활발히 이뤄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시장 수요가 강력해 구매 접근성이 크게 어렵지 않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 측은 “비공식 유통 칩에는 아무런 서비스 지원이 제공되지 않는다”며 암시장 거래와의 선 긋기를 명확히 했다.

배경에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첨단 AI 반도체 통제와 기술자립 경쟁이 자리한다. 미 상무부는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AI 칩에 대한 수출 제한을 점차 강화해왔다. 이에 중국 기업들은 엔비디아의 공식 공급망이 막히자 암시장 경로를 통해 칩을 확보하는 경향이 커졌다. 최근에는 H20마저 수출이 중단되면서 중국의 데이터센터, 국가기관, 군사 부문 전반에 걸쳐 비공인 제품 의존도가 높아졌다. 실제 일부 정부·군 입찰 자료에도 암시장 구입의 필요성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각국은 이번 밀반입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운 분위기다. 미국 상무부는 태국(Thailand) 등 동남아 지역을 통한 우회 수출, ‘차이나 브로커’ 차단을 위한 규제 강화를 예고했다. 9월부터 추가 조치가 추진될 예정이며, 이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대체 기술 확보, 칩 가격 변동 등 다양한 여파가 예상된다. 엔비디아 칩 암시장 유통의 확산은 경제·기술 안보 전선에서도 새로운 변수로 꼽히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이러한 대규모 밀반입과 24시간 가동에 따른 칩 고장 증가로, 영세 수리업체 중심의 비공식 정비산업이 빠르게 성장 중이다.
국제 주요 언론들도 이번 사안의 심각성에 주목한다. 로이터와 FT 등 외신은 “중국 내 AI 칩 밀반입이 이미 산업적 생태계를 형성했다” “공식 유통망 단절이 암시장 수리 시장까지 자극했다”며 관련 현상에 집중 조명했다. 뉴욕타임스는 “양국 간 기술통제의 허점이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중국 내 전문가들은 H20 칩의 제한적 수출 재개에도 불구, 여전히 대형 딥러닝 모델용 H100 등 첨단 칩에 대한 의존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리업계 역시 정부 규제 강화와 역행해 매출이 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미국의 추가 봉쇄 조치와 중국의 대응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구조, AI 산업 경쟁 지형에 어떠한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미중 간 반도체 전쟁의 불씨가 쉽게 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