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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모델, 보그 광고 장식”…게스, 패션 산업 충격과 논란 점화
IT/바이오

“AI 모델, 보그 광고 장식”…게스, 패션 산업 충격과 논란 점화

오태희 기자
입력

AI로 만들어진 가상 모델이 세계적 패션 잡지 보그 미국판 2025년 8월호 광고에 등장하면서, 패션업계 전반에 기술과 예술, 고용문제에 대한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게스가 진행한 이번 광고에는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생성한 금발 여성 모델이 등장했으며, 광고 하단에 작은 글씨로 ‘AI 모델’임이 명시됐다. 해당 모델 이미지가 일반적인 패션 화보처럼 보이지만, 비실존 인물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은 SNS를 중심으로 ‘실제 인간 모델’과 비교의 문제, 미의 기준 고착, 전문 일자리 위협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기술 구현 방식은 실제 모델이 게스 의상을 착용하고 촬영한 사진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가 포즈, 의상 핏 정보를 학습해 최종적으로 가상의 이미지를 생성하는 구조로 알려졌다. 광고 제작사인 AI 마케팅 회사 세라핀 발로라는 “실제 모델의 정보를 바탕으로 했고, AI 활용은 예산과 제작 효율성을 크게 높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캠페인에서 게스 공동창업자가 선택한 AI 모델 ‘비비안’이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를 모은 상황이다. 페트레스쿠 세라핀 발로라 공동 창립자는 “실제 모델 역시 병행해 고용 중이며, AI 이미지는 클라이언트와 대중 반응을 시험하는 도구”라고 밝혔다.

AI 기반 패션 모델 도입은 게스뿐 아니라 망고, 리바이스 등 글로벌 의류 브랜드에서도 이미 적용이 이뤄지고 있다. 망고는 10대 소비자 대상 광고에서, 리바이스는 다양한 체형·피부색 구현 실험을 통해 실제 모델의 한계를 보완하려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브랜드 측은 AI 모델을 활용하면 광고 제작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어 기업 입장에서 생산성과 효율성 확보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AI에 기반한 가상 모델 확산이 전통 모델 산업뿐 아니라 사진작가,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 패션 생태계 핵심 일자리 전반에 구조적 압박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 광고계에서는 미의 기준이 백인 중심에 집중되고 있다는 비판, 미적 다양성 훼손 우려 등 부정적 여론도 비등하다. 일각에서는 대중적 논란이 계속될 경우 AI 모델 명시 의무화 등 추가 규제 논의가 촉발될 가능성도 지적한다.

 

업계는 글로벌 브랜드의 AI 모델 광고 활용이 현실화되면서 패션 산업의 기술 채택 논쟁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패션테크 전문가는 “디지털 AI 모델 상용화 확산이 패션·광고 시장의 제작 방식, 고용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산업계는 앞으로 기술 확산의 속도에 따른 예술적·사회적 영향과 더불어, 광고의 공정성과 다양성 확보, 고용 질서에 미칠 실질적 파급에 주목하고 있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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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보그#ai모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