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 시장 침체 가속”…국내 경차 판매 7만대 붕괴 위기→구조적 변화
국내 경차 시장이 심각한 침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대형차를 선호하는 소비 심리가 확고해짐과 동시에 신차 부재가 이어지고 있어, 올해 연간 경차 판매가 7만대 선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는 단순한 경기 불황 탓만이 아니라 자동차 산업 내 소비자 취향의 전환과 기업 전략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신규 경차 등록대수는 5,62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4% 급감했다. 1~5월 누적 등록 역시 3만809대에 그쳐 작년 동기 대비 33.8% 감소했다. 이런 추세라면 연간 기준 경차 판매량은 7만대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유력하다. 국내 경차 시장은 2012년 21만6,221대를 기록하며 호황을 누렸지만, 이후 빠른 속도로 하락곡선을 그려 왔다. 2022년에는 현대차 캐스퍼 출시와 레이EV 등 차별화된 신차 효과로 일시적 반등을 경험했으나, 그마저도 잠시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레저용차량(RV) 중심의 대형화·고급화 트렌드가 중·소형차 수요를 지속적으로 잠식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실제로 모닝, 레이, 레이EV, 캐스퍼 정도만 남은 국내 경차 모델 라인업은 신차 부재에 따른 경쟁력 저하 현상이 두드러진다. 쉐보레 스파크 단종, 캐스퍼EV의 소형차 전환 등으로 경차 현장이 더욱 좁아졌으며, 국내 완성차 업체 모두 높은 수익을 내는 중대형 차종에 주력하면서 경차는 점점 변방으로 밀리고 있다.
반면, 외국계 기업인 도요타는 아이고X 하이브리드 모델을 앞세워 유럽 경차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와 달리 국내 업체들의 신차 개발이 지연되고, 대형차 위주 전략이 고착되는 현실은 경차 시장의 장기 쇠퇴를 예고한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에도 대형차 선호가 굳건한 데다, 경차 신차가 부재해 시장 침체를 벗어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경차 시장이 구조적으로 위축되는 현상은 단기간에 회복되기 힘들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