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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빛나는 산문”…통도사 미디어아트, 지역경제와 마음에 불을 밝혔다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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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낮엔 마을을 걷고 밤엔 불빛 따라 걷는 사람들이 많다. 예전엔 사찰은 단정한 참배의 공간이었지만, 지금의 통도사는 미디어아트와 현대무용이 스며드는 문화의 현장이 된다.  

 

양산 통도사에서는 추석 연휴부터 27일간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통도사’가 열렸다. SNS에는 낮의 메밀밭과 밤하늘을 수놓은 미디어파사드, 그리고 성보박물관 외벽을 가득 채운 빛 사진이 잇따랐다. 주말에는 하루 2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몰렸고, 행사 기간 내내 23만 명이 가을 밤을 함께 걸었다는 소식에 모두가 놀라워했다.  

출처=양산시
출처=양산시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관람객 기록이 역대 최대치를 찍으며, 단순히 문화 행사 그 이상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통도사의 역사적 의미를 타고, 지역 상권은 활력을 되찾았다. 올해 미디어아트의 주제는 ‘산문의 빛, 마음의 정원에서 인연을 만나다’. 전통사찰의 시간 위로 빛과 소리가 스며들고, 무용가 최수진의 밤무대는 예기치 못한 감동을 안겼다.  

 

예술 현장에서 만난 한 관람객은 “낮에는 자연에 기대 산책하고, 밤에는 오래된 벽에 비친 빛을 바라보니, 마음이 묘하게 위로받는다”고 표현했다. 전문가들 역시 “도시에 머문 일상이 잠시 멈추고, 사찰의 고요와 미디어아트의 감각이 만나는 경험이 지역에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가져온다”고 공감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통도사에 이런 밤이 있었다니”, “아이와 함께한 추억이 특별했다”는 후기가 잇따랐다. 지역 사회에는 관광객의 방문이 곧 살아있는 경제로 연결돼, 많은 점포와 식당, 숙박업소가 반가운 바쁨을 맞이했다는 뒷이야기도 이어진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의 야경 산책은 그 안에서 조금씩 변한다. 문화예술이 지역을 살리고, 일상을 흔드는 새로운 흐름이 된다. 통도사 미디어아트의 밤은 단지 잠시의 ‘이벤트’가 아니라, 앞으로 우리가 이야기할 가을의 일상 풍경이 되고 있다.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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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미디어아트#양산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