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웅, 도로 위 모세의 기적”…꼬꼬무 10년 사투→시민의식 각성 부른 긴장 순간
찬란한 눈빛으로 박기웅이 바라본 도로 위의 시간은 아슬아슬한 골든타임과 시민의 심장 소리를 담아냈다.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 펼쳐진 10년 전 겨울, 치열한 구조와 참혹한 사고의 실체는 박기웅과 모니카의 목소리로 시청자에게 생생히 되살아났다. 팽팽한 시간 속에서 단 한 치도 움직이지 않던 차량 앞, 그곳에서 시도된 40분 동안의 애타는 구조와 기다림은 여전히 뇌리에 남는다.
2013년 올림픽대로를 뒤덮은 10중 추돌 사고. 혹한과 눈발가득한 도로에 몸이 묶인 119구급차, 어린이들을 구하고자 목숨을 건 구조에 나섰던 구급대원과 박기웅의 절박함이 교차했다. 단 10km도 채 안 되는 거리, 급히 이동해야 하는 이송 차량 안은 침묵과 희망, 죽음과 생명의 경계선 위에서 마지막 기로를 기다려야 했다. 박기웅이 내뱉은 “꿈속에서 물속을 달리는 기분”이라는 격렬한 고백은 애타게 개방을 요청해도 돌아오는 답은 없는 절망적인 순간을 떠올리게 했다.

무리를 이루어 앞을 막은 차량들, 현장을 비추는 카메라와 박기웅, 모니카, 구급대원의 불안한 시선이 반복해서 깊게 각인됐다. 거듭된 양해와 부탁에도 길을 열어주지 않는 벽 앞에서, 심신이 소진된 모습을 리스너 모니카 역시 지켜보았다. 그녀의 “정말 고통스러웠을 것 같다”는 오열은, 누군가의 용기와 무관심, 사람의 선택이 생명을 갈랐던 그날의 진실에 닿아 있다.
대형사고 이후 시청자들의 마음은 불타올랐다. 방송에서 촉발된 사회적 공감대와 ‘모세의 기적’ 프로젝트의 등장은 대한민국 긴급차량 출동 문화의 변화를 알렸다. “길 터주기”라는 이름 아래 작은 실천이 모이고, 이번 방송은 그 기점이 된 사연을 집중 조명한다. 10년이 지난 오늘, 협력과 양보는 사회의 새로운 약속이 됐다. 도로 한가운데 누군가를 살려낸 결정적 40분, 프로그램은 한 명의 증언과 함께 과거와 현재를 교차시켜 나간다.
생과 사를 가른 6시간의 골든타임, 그리고 한순간도 허투루 지나칠 수 없는 도로 위 분투. 박기웅과 모니카, 수많은 리스너가 함께 느낀 울림은 오늘 다시 도로 위 일상에 깊은 경종을 울린다. 탄탄한 서사와 감동, 사회 변화의 물결이 한 화면에 펼쳐지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는 6월 19일 목요일 밤 10시 20분, SBS를 통해 방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