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불꽃 점화”…임성재·김시우, 정면승부→PGA 티켓 향한 집념
숨소리마저 무거운 플레이오프의 문턱, 임성재와 김시우가 다시 그 역사의 현장에 선다. 연속되는 유혹과 압박,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두 선수가 또 한 번 한국 골프의 자존심을 등지고 그린을 밟았다. 매 순간의 퍼트와 드라이브에 ‘단 한 번의 기회’가 걸린 시간, 팬들은 긴장 속에서 두 손을 모았다.
7일 미국 멤피스 TPC 사우스윈드에서 막을 올린 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정규시즌을 마친 70명만이 참가해 엘리트 경쟁의 진수를 펼쳤다. 임성재는 시즌 랭킹 29위로, 7년 연속 투어 챔피언십 진출이라는 기록을 노렸다. 반면 김시우는 46위로 2차전인 BMW 챔피언십 진출권 사수를 위해 피말리는 순위레이스에 나섰다. 두 선수 모두 작은 실수 하나가 시즌의 운명을 가를 만큼 벼랑 끝에 섰다.

이번 세인트주드 챔피언십의 우승자에게는 페덱스컵 포인트 2,000점이 주어진다. 메이저대회 우승 포인트 750점에 비해 두 배가 넘는 수치여서, 한 번의 우승이 전체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구조다. 시즌 마지막까지 3개 대회가 이어지며, 각 대회마다 생존과 탈락이 손바닥 뒤집듯 바뀌도록 설계됐다.
제도 변화 역시 눈길을 끈다. 올해부터 투어 챔피언십에서 ‘보너스 타수’가 없어진 덕분에, 결승 진출자 전원이 동등한 조건으로 승부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보너스 상금 역시 세 차례로 나뉘어 지급되며, 경기별 동기 부여가 강화됐다.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는 이미 1,000만달러 보너스를 손에 넣으며, 4,800점대 기록으로 독주 중이다. 셰플러가 투어 챔피언십마저 제패할 경우, 페덱스컵 2연패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이 완성된다.
한편, 지난해에는 안병훈과 김주형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아쉬움을 남겼던 바, 임성재와 김시우의 도전이 더욱 의미를 더한다. 우승 후보로는 셰플러 외에도 맷 피츠패트릭, 해리스 잉글리시, 잰더 쇼플리 등이 꼽히며, 마쓰야마 히데키는 챔피언 타이틀 방어의 중책을 짊어졌다.
반면, 미국 시카고에서는 LIV 골프가 또 다른 무대를 펼쳤다. 총상금 2,500만달러를 두고, 5승을 기록한 호아킨 니만, 상승세의 장유빈이 뜨거운 레이스에 나섰다.
긴장의 연속 속에서 임성재와 김시우는 이번 여정이 단순한 순위 싸움이 아니라, 한국 골프의 위상을 증명하는 시간임을 안고 그라운드를 내딛는다. 자정이 흐른 뒤에도 그린을 떠나지 못하는 이들의 표정과 땀방울은 ‘스포츠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다시 던진다. 이날 승부의 결말과 뒷이야기는 팬들의 시선 속에 조용한 울림으로 남을 예정이다. PGA 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1차전 세인트주드 챔피언십은 8월 7일 미국 현지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