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2일 만에 150㎞ 재현”…김광현, 류현진과 운명의 승부→6이닝 2실점 힘투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가득 메운 관중 속에서 김광현의 위력이 다시 살아났다. 마운드 위 그는 2회, 오른팔에서 힘차게 뻗어 나간 시속 150㎞ 직구로 경기장의 분위기를 단숨에 장악했다. 정확히 472일 만에 전성기의 구속이 돌아온 순간, 이름값을 증명한 투구였다. SSG 랜더스의 에이스로 나선 김광현은 6이닝 2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에 소중한 9-3 승리를 안겼다.
26일 열린 2024 KBO리그 SSG 랜더스와 한화 이글스 경기에서는 김광현과 류현진이 처음으로 선발 맞대결을 펼쳐 야구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경기 초반부터 SSG 타선이 폭발력을 발휘하며 1회에만 5점을 올려 기선을 확실히 제압했다. 류현진은 2회초 수비를 마친 뒤 조기 강판당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김광현은 이글스 타선을 상대로 직구와 변화구를 효과적으로 섞어가며 1회부터 완벽에 가까운 컨디션을 자랑했다. 2회말 1사에서 김태연을 맞아 지난해 4월 10일 이후 처음 시속 150㎞ 강속구를 기록하며 마운드의 지배력을 재확인했다. 5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다가 6회에 연속 4안타로 첫 실점을 허락했지만, 노시환 병살타와 채은성 내야 땅볼로 추가 실점을 막고 이닝을 끝냈다.
이날 김광현은 6이닝 2실점(자책점 2), 최고 구속 150㎞의 강렬한 내용으로 시즌 반등을 선언했다. 승리 뒤 김광현은 “팀 타선이 초반 대량 득점에 성공해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며 팀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또한 “류현진이 조기 강판돼 마음이 쓰였지만, 앞으로 두 선수가 모두 최상의 컨디션에서 다시 맞붙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터진 150㎞ 강속구에 대해선 “올해 이 구속이 안 나오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마운드에서 직접 기록해서 기쁘다”고 소회를 전했다.
한 달 전 어깨 부상 여파로 엔트리에서 이탈했던 김광현은 회복 후 몸 상태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향후에도 철저한 관리로 꾸준한 호투를 약속했다. 이날 승리로 SSG 랜더스는 시즌 순위 경쟁에 다시 한번 불을 지폈다.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의 환호, 그리고 김광현의 힘찬 발걸음이 2024시즌 후반을 기대하게 했다.
깊은 여름밤 대전 야구장은 오랜 라이벌과 신성의 역투가 교차하는 순간, 특별한 무대가 됐다. 한여름 구장에서 쏟아진 함성과 함께 김광현의 150㎞ 강속구는 팬들에게 짜릿한 울림으로 남았다. SSG 랜더스와 김광현의 이야기는 2024 KBO리그의 또 다른 계절을 예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