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기차 시장, 판도 변화”…BYD 판매 급증에 테슬라 점유율 하락
현지시각 5일, 영국자동차공업협회(SMMT)와 독일 연방도로교통청(KBA)은 중국 전기차 업체 BYD의 영국·독일 시장 내 신차 판매량이 1년 전보다 300% 이상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USA) 전기차 업계의 대표주자인 테슬라(Tesla)는 올해 상반기 유럽에서 판매 부진을 겪으며 점유율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두 업체의 희비가 엇갈리면서 유럽 전기차 시장 주도권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SMMT 집계에 따르면, BYD는 7월 한 달간 영국에서 3,184대의 신차를 판매해 2024년 같은 기간 대비 31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영국에서 1~7월 BYD 누적 판매도 2만2,574대로, 전년 동기 대비 514% 급증했다. 독일 역시 7월 BYD 판매가 전년 대비 390% 늘어나며 괄목할 만한 신장세를 보였다. SMMT와 KBA 자료는 중국산 전기차의 유럽 시장 점유율 확대를 뒷받침한다.

반면 테슬라는 같은 기간 유럽 전역에서 판매 부진을 겪었다. 영국 7월 테슬라 판매는 987대로 1년 전보다 60% 줄었고, 1~7월 누적 판매 역시 2만3,708대로 7% 감소했다. 독일에서도 7월 테슬라 신규 등록 대수가 1,110대에 머물며 55% 감소했다. 올해 누적 판매 역시 58%나 급감해 1만대에 그쳤다.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ACEA)는 6월 기준 테슬라의 유럽 시장 점유율이 1.2%까지 하락해 6개월 연속 내리막을 탔다고 밝혔다.
BYD와 테슬라의 엇갈린 흐름은 전기차 시장의 지형 변화를 예고한다. 양사의 판매 추세가 8월에도 계속된다면, BYD가 연간 누적 판매에서 테슬라를 추월할 가능성도 커진다. ACEA 역시 “중국 업체의 약진과 미국 브랜드의 부진이 뚜렷해지는 양상”이라고 평했다. 테슬라의 부진은 본국인 미국 시장에도 여파를 미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최근 2분기 실적 발표 직후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와 배출가스 규제 강화로 인해 당분간 힘든 시기를 겪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BYD)의 점유율이 빠르게 확대되는 배경으로 가격 경쟁력과 생산 네트워크, 현지 맞춤 신차 출시 등을 꼽았다.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테슬라의 하락세는 유럽 내 진입장벽 약화와 현지 시장의 신속한 변화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반면 BYD는 공격적 마케팅과 다양한 모델 출시로 유럽 소비자층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
양사의 성적표는 각국 정책 변화와 소비자 선호, 배터리 공급망 전략 등 다양한 변수에 좌우될 전망이다. BYD의 약진과 테슬라의 부진은 미국-중국 전기차 경쟁의 글로벌 무대 격화로도 해석된다. 국제사회와 시장 참가자들은 향후 유럽 전기차 시장 순위 변동과 각국의 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