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청탁 의혹 본격 수사"...특검, 통일교 전 본부장 구속영장 청구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건진법사 청탁 의혹'을 두고 민중기 특별검사팀과 통일교 관계자가 맞붙었다. 핵심 인물인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 대해 특검팀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정치권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당내 선거 개입 의혹까지 더해지며 여야 갈등은 한층 고조되는 양상이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25일 윤씨에 대해 청탁금지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윤씨는 2022년 4월부터 8월 사이,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매개로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가방 등을 전달하며 교단 현안 처리를 청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탁안에는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개발사업 지원, 통일교 YTN 인수, 유엔 제5사무국 한국 유치, 대통령 취임식 초청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윤씨가 물품과 함께 청탁을 한 사실을 시인했지만, 윤씨 측은 "한학자 통일교 총재 등 윗선 결재를 받고 움직인 것"이라고 주장하며 혐의 방어에 나서고 있다. 통일교 측은 "윤씨 단독 일탈"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건이 언론에 드러난 직후 통일교는 윤씨를 교단에서 제명했다.

한편, 사전에 사건을 조사한 검찰은 윤씨가 전성배씨에게 건넸던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가방의 행방은 파악하지 못했다. 전성배씨는 검찰 조사에서 "물품을 분실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은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로 확장되고 있다. 특검팀은 윤씨와 전성배씨가 2023년 3월 치러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권성동 의원을 지원하기 위해 통일교 교인 대거 당원 가입을 시도한 정황까지 포착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지난 18일 윤씨 자택과 가평 통일교 본부 등 10여 군데를 압수수색하고, 22일에는 윤씨를 직접 소환 조사한 바 있다.

특검 내부에선 윤씨 신병이 확보될 경우, 추가 조사를 통해 윤씨 진술을 보강하고 통일교 현 지도부까지 수사 범위를 넓힐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통일교 고위층에 대한 소환도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모두 특검의 조사에 주목하며 술렁이고 있다. 특검 결과에 따라 향후 통일교와 정치권, 나아가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의 파장도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