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풍 따라 걷고, 빛으로 놀다”…소래포구축제, 바다가 들려주는 도시의 휴식
요즘 축제에 가는 가족이 많아졌다. 예전엔 특별한 날에만 찾던 포구가, 이제는 아이와 어른 모두의 일상이 됐다. 거대한 구름을 닮은 미디어파사드 터널과 손끝에 남는 갯벌 체험, 그것만으로도 도시의 리듬은 잠시 멈춘다.
‘소래포구축제’가 인천 남동구 논현동 장도에서 열린다. 축제장 입구를 지나면 메인무대, 체험존, 경관존이 어우러진, 바다가 펼치는 오감의 여정이 시작된다. 축제의 대표 장면은 소래포구만의 정취가 깃든 먹거리 체험부터, 아이들이 직접 참여하는 보트 낚시와 소금 만들기, 그리고 찰나의 빛으로 거리를 채우는 미디어파사드 터널이다. “갯벌 진흙이 손에 닿을 때마다, 어릴 적 바닷마을 기억이 떠오른다”고 한 시민은 고백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지역 축제 참가자와 가족 단위 관람객 비율이 높아지면서, 먹거리와 체험 콘텐츠가 결합된 복합휴식형 축제가 주목받고 있다. 서해안 풍어제와 아나바다 플리마켓, 그리고 지역예술인 콘서트까지. 단순 관람을 넘어,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무대 위로 스며든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지역 삶의 재발견’이라 부른다. 도시문화연구자 백은서 씨는 “축제의 본질은 이웃이 함께 만들어내는 감각에 있다”고 표현했다. “아이와 함께 물방울 위의 꽃게 조형물을 거닐거나, 밤하늘 드론쇼를 바라보는 시간은 작은 위로이자 가족의 한 페이지”라는 평범한 관람객의 메시지도 곁들여진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예쁘게 찍어 사진을 남겼다”, “멀리 가지 않아도 충분히 비일상을 느꼈다”, “아나바다 플리마켓에서 오래된 친구와 다시 웃었다” 등. 바다마을의 시간과 동심, 예술이 어우러진 축제는 일상에 휴식과 설렘을 더했다는 공감이 설득력 있게 퍼진다.
소래포구축제는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바람과 빛을 천천히 느끼게 해주는 특별한 날이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