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만화·웹툰 정상영업합니다”…부천국제만화축제서 만난 상상력의 무대

김서준 기자
입력

요즘 만화를 직접 보고, 만들고, 코스프레로 변신하는 이들을 거리에서 종종 마주친다. 예전엔 만화축제가 소수의 팬만의 행사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모든 세대가 찾는 일상이자 지역의 풍경이 됐다.

 

화려한 조명 아래 펼쳐지는 부천국제만화축제 현장. 올해로 28회를 맞이하는 이번 축제는 2025년 9월 26일부터 28일까지 경기도 부천에서 열린다. 만화와 웹툰을 사랑하는 이들은 물론, 세대를 뛰어넘은 가족, 친구, 동호회 단위의 관람객이 행사장을 가득 메운다. 만화 전시부터 애니메이션 상영, 웹툰 OST 콘테스트, 만화 버스킹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쉴 틈 없이 이어진다.

만화 전시부터 국제코스프레까지…‘부천국제만화축제’ 경기도 부천서 열린다
만화 전시부터 국제코스프레까지…‘부천국제만화축제’ 경기도 부천서 열린다

이런 변화는 글로벌 코스프레 열기로도 확인된다. 올해는 14개국 코스어들이 국제코스프레챔피언십에 참가해 저마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무대를 누빈다. 경기국제코스프레페스티벌과 아마추어 코스프레대회 등 다양한 경연이 함께 펼쳐지면서 현장엔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리지 않는 치열한 열정이 흐른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콘텐츠 경험의 확장'이라 부른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관계자는 “단순히 만화를 보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팬들이 직접 작가와 만나고, 자신의 취향을 코스프레로 표현하며, 굿즈를 사고, 새로운 창작을 체험하는 일이 일상이 됐다”는 생각을 전했다. 직접 만화 캐릭터로 변신한 한 참가자는 “내가 좋아하는 세계에 직접 들어가는 기분”이라고 고백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가족과 함께 만화방에서 쉬다 왔어요”, “첫 코스프레 도전, 부천이라서 가능했다” “웹툰 OST 무대에서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니, 진짜 축제다운 기분” 등 SNS엔 기대와 뿌듯함이 번진다. 유명 작가의 사인회에는 긴 줄이 이어지고, BICOF 플레이그라운드와 비밀상점에선 한번쯤 직접 굿즈를 만들어보는 풍경이 이젠 낯설지 않다.

 

작고 사소해 보이는 체험이지만, 그 안엔 만화를 매개로 이어진 새로운 사회적 관계와 문화가 자란다. 코스프레의 열정, 창작자의 이야기,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는 오픈형 프로그램은 모두가 주인공인 축제의 힘을 보여준다. 오랜 시간 축제를 찾아온 팬들에게 부천국제만화축제는 단순한 취미의 장이 아니라, 상상력과 연결, 커뮤니티의 품을 넓히는 과정이다. 만화와 웹툰, 그 경계 너머의 세계에서 삶의 리듬은 조금씩 달라졌다.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어떻게 취향과 상상력의 세계에서 나답게 살아갈 것인가일 것이다.

김서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부천국제만화축제#코스프레#웹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