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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도 한낮, 그늘이 더 소중하다”…홍천 폭염에 일상도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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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도 한낮, 그늘이 더 소중하다”…홍천 폭염에 일상도 쉼표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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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홍천에선 뜨거운 여름을 실감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창밖의 햇살이 반가운 풍경이었지만, 지금은 햇빛이 내리쬐는 거리 대신 시원한 그늘을 먼저 찾게 되는 게 일상이 됐다.

 

25일 홍천 낮 최고기온은 37도까지 치솟았다. 새벽 최저기온조차 24도에 달해 아침부터 바깥공기는 후끈했다. 오전부터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 강한 햇볕까지 더해지니, 거리에선 양산을 쓰거나 긴소매 옷으로 무장한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카페나 대형마트 같은 실내시설로 더위를 피하는 풍경도 어색하지 않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기상청에 따르면 7월 마지막 주 홍천은 연일 37~38도의 폭염이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27일에는 올여름 들어 가장 높은 38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보됐다. 이어 28일, 29일까지도 36도, 35도의 무더위가 이어지며 사람들 사이에서는 “한낮에 외출은 고역”이라는 말이 공감되고 있다. 다가오는 주말까지 됨됨이 더위가 소강상태를 보일 기미가 없어, 지역 내 학교와 복지시설 등에서는 온열질환 예방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생활 패턴의 유연성’이라 부른다. 지역 보건소 관계자는 “단순히 물을 자주 마시는 것에 그치지 않고, 활동 시간을 오전과 늦은 오후로 조정하거나, 외출 빈도 자체를 줄이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폭염이 반복되는 만큼, 낮 외출 자체를 줄이거나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통풍이 잘되는 옷을 입는 게 일상이 됐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뜨거운 바닥에 달걀이 익겠다”, “밖에 나가면 숨이 턱 막힌다” 같은 체감 톤이 가득하다. 저녁이 돼서야 산책을 나오는 가족, 에어컨 앞에 둘러앉아 하하호호 대화하는 모습이 SNS에 속속 올라온다. 특히 “작은 선풍기 하나에도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는 고백에는, 모두가 ‘더위 속의 연대’를 피부로 느끼고 있음이 묻어났다.

 

사소한 변화지만, 그 안엔 달라진 삶의 태도가 담겨 있다. 평범했던 일상조차 조금 더 천천히, 자기 페이스를 지키는 것이 소중해졌고 “오늘은 무리하지 않는다”는 자기 돌봄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았다. 홍천의 폭염은 단지 날씨가 아니라, ‘쉼과 온기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절’이 되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윤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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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천#폭염#기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