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혜란, 이병헌·손예진과 환상의 앙상블”…박찬욱 영화 앞 뜨거운 다짐→25년 후 꿈까지 묻어난다
빛나는 연기력으로 이미 수많은 작품에서 깊은 감동을 안긴 염혜란이 이번엔 영화 ‘어쩔 수가 없다’에서 이아라 역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두드렸다.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등 쟁쟁한 배우들과 함께한 현장에서 그는 특유의 진중함으로 존재감을 더했다. 시작은 밝게 웃으며 문을 열었지만, 작품과 동료를 대하는 마음엔 어느 때보다 뜨거운 애정이 깃들어 있었다.
영화 ‘어쩔 수가 없다’는 하루아침에 해고된 회사원 유만수(이병헌)가 가족과 집, 그리고 삶을 지키기 위해 펼치는 사투를 그린다. 염혜란은 이아라 역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며, 감미로운 대사와 감성적인 캐릭터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밝혔다. 이 작품을 본 남편의 반응을 묻는 질문엔 “멋지다고 하진 않았지만, 오히려 제가 걱정할까봐 좋았다고 해줬다”며 솔직한 미소를 내비쳤다.

그는 영화 속 동료들과의 특별한 관계에 대해 베니스 영화제 등 국제 무대에서 쌓은 공감과 추억이 현장 분위기를 더욱 각별하게 만들었다고 소회했다. 무거운 촬영장 속에서 동료들의 소소한 고민과 위로가 서로에게 힘이 됐고, 이배우 이성민과 함께하며 느꼈던 공감과 위안, 그리고 이병헌의 완벽한 몰입 연기를 본 경외까지 솔직하게 털어놨다.
염혜란 본인의 강점으로 집중력을 꼽으며 “무대에 선다는 건 숨을 곳이 없는 정면 승부와 같다”며 연극 무대에서 단련된 진심을 전했다.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한 이력이 이따금 감성적 자산이 된다는 점 역시 고백했다. 스스로 “연기로 밥벌이가 되는 게 꿈이었다”고 돌아본 그는, 돈보다 연기에 대한 작은 인정이 더 간절했던 날들의 기억도 함께 떠올렸다.
‘어쩔 수가 없다’의 천만 관객 목표에 대한 소감 역시 담담했다. 관객 수보다 더 값진 건 관객의 온기와 영화에 대한 애정이라 말하면서도, 손예진 배우가 밝힌 천만 관객 공약에는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더했다. 무엇보다 박찬욱 감독과 25년 뒤 유만수 역을 다시 한 번 맡고 싶다는 소망으로, 긴 시간 속에서도 다시 선택받는 시간이 오길 바라며 영화와 배우로서의 여운을 남겼다.
‘어쩔 수가 없다’는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작품성과 호응을 동시에 인정받으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 장편 부문 한국 대표작으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미리 역의 손예진, 최선출 역의 박희순, 구범모 역의 이성민 등과 울림 있는 앙상블을 보여준 이 작품은 개봉 이후 극장가에 뚜렷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