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의 대면 경험 공유”…이시바, 이재명과 미일 관계 해법 논의
미국·일본·한국의 주요 외교 현안에 대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이재명 대통령이 나란히 머리를 맞댔다. 8월 23일 도쿄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시바 총리는 본인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대면 경험을 공유하며 미래 미일 관계 전략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담 후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나가시마 아키히사 일본 총리 보좌관은 “정상회담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고 평하면서 “이시바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적 만남에서 얻은 경험담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올해 2월 미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추가 회동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일본 방문 일정을 마친 직후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갖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한일 정상 간 소인수 회담의 상당 시간이 대미 관계, 대미 통상·관세 협상 문제 등 현안 논의에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시바 총리가 미일 정상회담의 경험과 느낀 점을 조언하는 식으로 풀어냈다”고 브리핑했다.
일본 정부는 미국의 보호주의 및 고립주의 강화 조짐을 우려하며, 동아시아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전략적 관심을 유지하는 데 한미일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나가시마 보좌관은 “현 시기는 미국의 대외정책 변화가 우려되는 만큼 이재명 대통령의 미국 방문과 한일 협력의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일 정상회담·만찬, 이재명 대통령과 일한의원연맹 면담 등 최근 일련의 회동이 양국 협력 가속화에 기여했다”고 평했다.
또 나가시마 보좌관은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빠르게 일본을 찾아 우호적 기류가 형성됐다”며 “한일의원연맹과 일본 정부가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일한의원연맹 회장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관광을 포함한 풀뿌리 차원의 교류부터 양국 관계를 점진적으로 쌓아 올리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가 전 총리는 오는 11월 한국에서 개최되는 한일의원연맹 합동총회에서 다시 이재명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일본 측은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가 한미일 3국 연대 강화와 동시에 국내외 현안에 대한 전략적 입지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정치권은 미국 대선 및 동아시아 안보·경제 환경 변화에 따라 한미일 협력의 속도가 더욱 빨라질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