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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 위기, 중동 유가도 폭풍…걸프-중국 원유운임 2배 치솟아→글로벌 해상물류 대혼돈 신호”
국제

“이스라엘·이란 위기, 중동 유가도 폭풍…걸프-중국 원유운임 2배 치솟아→글로벌 해상물류 대혼돈 신호”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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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만의 먼바다, 짙은 석유 내음이 길게 드리운 수평선에서 해상 물류의 판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드리워진 군사적 긴장은 바람과 파도, 그리고 전 세계 원유의 상흔 위에 다시금 거친 그림자를 남겼다. 한 주 사이, 걸프에서 중국으로 향하는 초대형 유조선 운임이 두 배 넘게 폭등하며 해상 운송업계엔 비상등이 켜졌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FT,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0만 배럴을 실은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의 걸프-중국 운임은 4월 11일 1만9천998달러에서 단 일주일 만에 4만7천609달러로 치솟았다. 발틱 더티 탱커 지수(BDTI)가 12% 상승을 기록한 같은 기간, 중동∼중국 노선은 전쟁의 불안이 운임을 질주시켰다.  

걸프~중국행 초대형 유조선 운임 2배 급등…이스라엘-이란 긴장 영향
걸프~중국행 초대형 유조선 운임 2배 급등…이스라엘-이란 긴장 영향

호르무즈 해협에 드리운 그림자는 단순한 항로 변경이 아니라, 세계 원유 흐름의 흐름마저 흔드는 커다란 조율이었다. 선주들은 앞다퉈 위험 해역 운항을 미루거나 회피하고 있어, 일시적으로 선박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에덴 오션의 리처드 풀포드-스미스는 "이란산 원유의 지속적 수출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시장을 뒤흔든다"고 전했다.  

 

국제 제재로 인해, 이란산 원유는 공식 보험과 인증이 없는 이른바 '암흑 선단'을 중심으로 흘러왔다. 프론트라인의 라르스 바르스타드 대표는 이란의 원유 공급에 문제가 생기면, 대체 산유국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클락슨리서치의 스티븐 고든 대표는 현 단계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이 이란의 수출 능력을 결정적으로 훼손하진 않았다"며 비교적 냉정한 시각을 내놓았다.

 

최근 운임 고공행진에는 일시적 위험 프리미엄과, 선박 오너들의 전략적 운항 회피가 교차하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기업 셸의 와엘 사완 최고경영자는 일본에서 열린 포럼에서 "페르시아만 및 인근 바다에서 항법 신호 방해 현상이 증가한다"며 더욱 예민한 변동성을 경고했다.  

 

세계 경제의 혈맥인 해상 물류가 지정학적 소용돌이에 휩쓸리면서, 각국의 에너지·운송 기업들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정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파도 위의 불확실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동 정세와 원유 수출 동향에 따라 전 세계 유조선 운임, 나아가 원유 시장 전체의 격랑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거친 바람과 물결 위에서 새벽을 맞이하는 선박들처럼, 해운업계와 국제사회는 긴장의 눈길로 새로운 변곡점을 응시하고 있다.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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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란#걸프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