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정상 정복”…김홍택, KPGA 부산오픈 제패→시즌 첫 우승 신고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김홍택은 그린 위에서 특별한 여운을 안은 채 조용히 숨을 골랐다. 우승과 멀어졌던 나날들, 연이은 컷 탈락과 허리 부상까지 연거푸 시련이 이어졌지만, 추격과 시련 속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았다. 부산 하늘을 수놓은 박수와 환호는 김홍택의 땀과 무게를 더했다.
2024시즌 KPGA 백송 홀딩스-아시아드CC 부산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김홍택은 3언더파 68타를 치며 최종 합계 11언더파 273타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단단한 퍼팅과 흔들림 없는 샷이 빛을 발한 하루였다.

초반 1번홀에서 버디로 물꼬를 튼 김홍택은 선두 자리를 끝까지 지켜냈다. 뒤를 이은 김비오가 버디 행진으로 사정권 안까지 돌진했고, 16번홀 이후 공동 선두까지 오르며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러나 18번홀에서 OB가 나오며 추격의 불씨는 꺼졌고, 김홍택은 파로 경기를 마쳐 쐐기를 박았다.
2위는 9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양지호가 차지했다. 초기 보기를 잇달아 쏟아냈지만, 9번홀 이글과 후반 연속 버디로 반전에 성공했다. 준우승 도전을 펼친 김비오는 마지막 홀에서 아쉬운 실수로 3위에 머물렀다.
경기 후 김홍택은 “아내가 둘째를 가졌다. 우승하라는 말이 큰 동기가 됐다. 부상 이후 자신감을 되찾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다”며 의미를 더했다. 지난 5월 스크린 골프 대회에서 이미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불과 8일 만에 필드에서도 정상에 오르는 진면목을 보여줬다.
경험과 집중, 그리고 가족의 응원이 담긴 승부였다. 김홍택은 “김비오의 버디 소식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내 플레이만을 믿었다. KPGA 선수권대회에서도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우승을 이루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뛰어난 성적으로 KPGA 투어와 스크린 골프 양 무대에서 존재감을 입증한 김홍택은 ‘이도류’ 골퍼로서 새로운 시작에 나섰다.
득점판을 바라보는 관중들의 눈빛에도 감동이 어려 있었다. 김홍택의 대담한 행보 속, 올 시즌 후반 KPGA 레이스 역시 한층 더 뜨거워질 조짐이다.
차분하고도 단단하게 한 발을 내디딘 김홍택의 선전은 골프를 넘어 일상의 소중한 순간에도 의미를 남겼다. 중요한 승리의 무게를 온몸으로 버텨낸 하루, 그의 다음 라운드는 6월 8일 저녁 또 한 번 골프 팬들에게 깊은 울림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