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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역사의 밤”…오승환, 한·미·일 549세이브→삼성 떠나는 마지막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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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역사의 밤”…오승환, 한·미·일 549세이브→삼성 떠나는 마지막 순간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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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린 대구구장과 관중들의 뜨거운 시선 속에서 오승환이 삼성 라이온즈의 유니폼을 마지막으로 벗었다. 수많은 날의 땀과 절박함, 역사의 순간들까지 온몸에 남긴 오승환의 은퇴 선언에 관중석에서는 묵직한 박수와 아쉬움이 교차했다. 한·미·일 무대에서 549개의 세이브라는 위대한 족적을 남긴 오승환이 KBO리그에서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

 

2023년 12월부터 대만프로야구 복수 구단이 오승환에게 신분조회를 요청하며 1년간 60만 달러 보장, 성적 인센티브를 포함해 최고 대우의 영입 제안을 건넸다. 오승환은 감사한 마음을 밝히면서도 잠깐의 고민 끝에 “한국에서 마지막을 맞이하는 것이 옳은 길”이라는 신념으로 삼성 라이온즈에서의 은퇴를 선택했다.

“한·미·일 549세이브 완성”…오승환, 대만 러브콜 고사 후 삼성에서 은퇴 / 연합뉴스
“한·미·일 549세이브 완성”…오승환, 대만 러브콜 고사 후 삼성에서 은퇴 / 연합뉴스

2005년 삼성 라이온즈 입단 이후,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와 미국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토론토, 콜로라도 등 해외 무대를 두루 거친 오승환은 한국 선수 최초로 한·미·일 세 리그 모두에서 세이브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2023년 6월 6일 NC 다이노스전에서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를 달성했고, 10월 14일 SSG 랜더스전을 통해 KBO리그 최초로 400세이브 고지를 밟으며 새 역사를 썼다. KBO리그에서 427세이브, 일본 80세이브, 메이저리그 42세이브까지 총 549세이브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이 그의 집념과 존재감을 증명하고 있다.

 

2023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획득한 오승환은 2024년 1월 삼성과 2년간 총액 22억원(계약금 10억원, 연봉 12억원)의 조건으로 재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을 마지막으로, 이번 시즌이 그의 현역 생활의 화려한 마침표가 됐다.

 

오승환은 “이제 은퇴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오랜 시간 믿고 함께한 삼성 팬들과 야구 팬들의 박수 속에, KBO리그는 또 하나의 전설적 마무리와 이별하게 됐다.

 

한 시대를 지켜낸 손끝의 긴장, 관중을 울린 수많은 밤과 지금도 대구구장에 남아있는 그의 땀. 대구의 여름을 장식했던 오승환의 마지막 경기는 여전히 야구팬들의 깊은 가슴속에 남아있다.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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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삼성라이온즈#kbo리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