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주도권, 카카오가 노린다”…TF 발족에 업계 긴장
스테이블코인 기술이 국내 금융산업 혁신의 시발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카카오가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와 함께 스테이블코인 태스크포스(TF)를 발족, 관련 정책 동향과 전략 수립에 나서며 시장 판도 변화가 점쳐진다. 업계는 갑작스런 제도화 움직임과 맞물려 이번 행보를 ‘스테이블코인 패권 경쟁의 도화선’으로 해석하고 있다.
카카오그룹은 최근 정신아 대표를 중심으로 각 계열사 최고경영진이 참여한 스테이블코인 TF를 만들고 매주 회의를 진행 중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아직 초기 단계”라면서도 “국내외 동향, 전략방향을 다각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기존에 카카오뱅크는 지난 6월 BKRW, KRWB 등 원화(KRW) 연동 명칭 4종의 상표를 암호화폐 금융거래 및 채굴업 등 3개 상품 분야로 세분화해 12건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카카오페이도 PKRW, KKRW 등 6개 명칭으로 18건의 상표를 쪼개 출원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변동성이 큰 기존 암호화폐와 달리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통화에 가격이 연동되는 것이 핵심으로, 원화 기반 설계가 실제 서비스로 연결될 경우 금융 결제의 안전성과 확장성이 높아진다.

특히 카카오는 자체 금융·IT플랫폼의 방대한 이용자 기반에 힘입어, 스테이블코인 확산의 현실적 가능성을 상징한다는 평가다. 플랫폼 가입자와 하루 활성 이용자 규모 면에서 국내 최고 수준인 만큼, 도입 즉시 실거래·결제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에 적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존의 복잡한 해외 송금, 소액 결제 문제까지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지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미국, 일본, 싱가포르 등이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에 속도를 내며 디지털 금융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스테이블코인 관련 상법·자본시장법 개정과 금융당국의 감독체계 도입 논의가 본격화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상표권 출원과 TF 신설은 기술 상용화뿐 아니라 정책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려는 포석”이라고 봤다.
아직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은 실증서비스 단계조차 진입 전이지만, 플랫폼 기업의 진출이 자금세탁방지(AML), 금융소비자보호 등 제도적 과제와도 맞닿아 있다. 규제 당국 역시 서비스 구조에 따라 별도의 인가 기준, 예치금 관리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카카오를 비롯한 대형 플랫폼 주자의 참여가 전체 금융 시스템의 디지털 전환 속도를 앞당길지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디지털금융 연구원은 “최종적으로 플랫폼이 보유한 고객 기반과 기술이 스테이블코인 확산의 현실적 가능성을 좌우할 것”이라며 “시장 안착까진 제도·사회적 신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산업계는 이번 카카오의 행보가 실제 금융시장 혁신의 분수령이 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