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중국 특사단 파견”…APEC 정상회의 시진핑 참석 요청

미중 전략 경쟁 구도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친서를 전달하는 특사단을 파견했다. 박병석 전 국회의장을 단장으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 박정 의원, 노재헌 동아시아문화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한 특사단은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중국으로 출국했다.

이번 특사 파견은 이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는 날과 맞물려 이뤄졌다. 이에 따라 한미동맹뿐만 아니라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도 병행 관리하겠다는 대통령실 의지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박병석 특사단장은 출국 직전 기자들과 만나 “미중 갈등 속에서 대통령께서 한미정상회담을 하는 시기와 겹쳤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마음이 무겁다”며 “국익 중심 실용외교 정신에 따라 충실하게 이재명 정부의 대외정책을 설명하고 대통령의 뜻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박 단장은 이어 “국익과 실력에 기초해 한중 양국 국민의 삶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충실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 시진핑 주석이 참석해 달라는 요청도 이번 친서에 담길 것”이라고 박 단장은 설명했다. 그는 “한미동맹과 한중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잘 정립시키는 것, 그 역할과 책임이 현 정부에 있다”며 “국민주권 정부가 펼치는 대외정책 기조를 중국에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한미정상회담과 맞물려 특사단이 중국을 방문한 것은 한중관계 관리에도 소홀함이 없음을 각인시키려는 메시지”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박 단장 역시 “서로가 탐색전을 하지 않겠느냐. 중국도 한국의 진정한 대외정책이 무엇인지, 한중관계를 어떻게 이끌지는 관심이 큰 것으로 보인다”며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대외정책을 충분히 설명하고 공동점을 확대할 길을 찾는 것이 이번 방문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특사단은 27일까지 중국에 머물면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 중국 주요 지도부와 면담할 계획이다. 시진핑 주석과의 직접 면담은 현재로서는 일정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여야에서는 박병석 특사단장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방중이 미, 중 양측을 모두 고려한 대외 노선의 과감한 균형 행보라는 해석과 함께, 한중외교의 실질적 협력 성과가 어떻게 도출될지에 대해서도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김태년, 박정 의원 등 초당적 인사가 포함된 특사단 구성을 통해 중국과의 소통 채널도 다각화한 만큼 현장 메시지와 답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치권은 이재명 대통령의 이번 특사 파견이 한중 전략적 관계의 첫 물꼬를 트고,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등 다자외교 무대에서 실질적 협력 방안 도출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