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법 수용이 대선 승복”…우원식 의장, 국민의힘 필리버스터 강력 비판
정치권의 쟁점 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우원식 국회의장과 국민의힘이 정면 충돌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사법개혁을 두고 여야 내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25일 우원식 의장은 국민의힘의 '무제한' 필리버스터 추진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우원식 의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된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부조직법은 새 정부가 5년간 국가를 어떻게 운영하겠다는 기본 틀”이라며 “야당도 웬만하면 다 수용하는 법안이다. 그것이 대선에 승복하는 길이고 민의를 따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칠십몇 개 법안을 칠십몇 일 동안 필리버스터를 한다는 것은 역사에 이런 사례가 없었다”며 “너무나 효과 없는, 무능한 국회의 모습을 보이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추진하고 있는 장기 필리버스터 방침에 대해 국회의장으로서 우려를 숨기지 않은 것이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선 “문을 좀 더 열고 야당 이야기를 경청할 필요가 있다”며 “여당은 여당답게 절제의 미덕을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여당 역시 정국 운영에 있어 포용력과 자제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한 셈이다.
사법개혁 논의와 관련해 우원식 의장은 최근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사법부 불신 문제와 연계해, “국가의 모든 권력은 작은 조각배에 불과하다. 사법부가 국민의 불신을 자초한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사법부의 존재는 국민 신뢰에서 비롯된다”며 “사법개혁 과정에서 사법부가 불신 해소 노력을 먼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의결된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도 언급하며, “사법부 수장이 청문회 대상이 됐다는 것이 아쉽다. 그만큼 사법부 신뢰 위기가 심각하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조 대법원장의 사퇴와 탄핵 주장에 관해서는 “국민이 결정할 사안”이라며 “사법부가 결자해지 자세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각 당의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법안 처리 지연에 따른 국회 파행 우려도 제기된다. 여당은 정부조직법 등 쟁점 법안의 처리를 촉구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야당의 독주 견제 차원”이라며 필리버스터 강행 논리를 굽히지 않고 있다.
현재 정치권은 쟁점 법안 처리를 두고 극한 대립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우원식 의장의 연이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국 교착 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국회는 향후 본회의 일정을 중심으로 추가 협상에 나설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