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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MLB 중계권 3년 확보”…글로벌 스트리밍 스포츠 격전 본격화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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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2026년 메이저리그(MLB) 중계권을 확보하며 미국 스포츠 콘텐츠 시장의 구조 변화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의 스포츠 생중계 진출은 미디어와 스포츠 산업 전반에 중대한 파장을 예고한다. 넷플릭스는 MLB 사무국과 3년간의 중계권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2026시즌 정규리그 개막전을 비롯해 올스타전 홈런더비와 같은 주요 이벤트를 미국 NBC·피콕과 함께 공동 생중계할 예정이다. 업계는 이번 발표를 ‘전통적 방송사 중심 중계질서’에서 ‘OTT 직방송 시장 경쟁’ 전환의 신호탄으로 평가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MLB에 지불하는 중계권료는 시즌당 2억2500만~2억5000만달러(약 3175억~3527억원)에 이른다. 2026년 3월26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개최되는 뉴욕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개막전이 새 중계 체제의 신호탄이 된다. 특히 올스타전 홈런더비 등 빅 이벤트도 OTT를 통해 실시간 송출될 예정이다. MLB는 팀별·지역별·이벤트별로 중계권을 세분화하는 전략을 오래 전부터 펼치고 있으며, 이런 구조는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들의 파편적 진입을 용이하게 한다.

기술적으로 넷플릭스는 글로벌 스트리밍 인프라와 맞춤형 알고리즘 추천 기술을 기반으로 스포츠 생중계 시장에 본격 도전한다. 전통 케이블·위성TV 대비 모바일·스트리밍 환경에서 다양한 시청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방송사는 시청률 집계를 통한 광고 판매에 강점이 있지만, OTT는 빅데이터 기반 시청 패턴 분석, AI 개인화 추천을 통해 스포츠의 실시간 소비 방식 자체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시장에서는 ESPN의 2026~2028시즌 중계권 이탈을 기점으로, 북미 스포츠 중계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새롭게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SPN은 기존 연평균 5억5000만달러(약 7751억원)에 MLB 주요 경기 중계권을 보유하며 시장을 주도해왔다. 하지만 ESPN이 포스트시즌, 홈런더비, 일요 야간경기 ‘선데이 나이트 베이스볼’ 중계권에서 철수하면서 넷플릭스·NBC 등 글로벌·디지털 플랫폼이 속속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미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NFL 크리스마스 이벤트, FIFA 여자 월드컵 미국 내 독점 중계 등 스포츠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일본 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중계권도 최초로 구매하는 등 아시아 스포츠 중계권 시장 공략도 본격화했다. 글로벌 스포츠 중계 시장에서는 아마존, 애플, 유튜브 등 기존 빅테크들도 스포츠 중계 판권 확보에 뛰어든 상황이다. 이와 달리 미국 최대 방송사 NBC와의 협업도 병행하며, OTT-방송사 간 복합 플레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과 달리, 유럽·아시아 주요국에서는 아직 스포츠 중계권 시장이 지상파·케이블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이번 넷플릭스의 MLB 진출이 글로벌 OTT 스포츠 직방송 바람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스포츠 중계는 각국의 방송법, 인접권·전파운영정책 등 복잡한 규제 장벽과 맞물리기 때문에, 국가별 OTT 중계권 진입은 향후 각국 정부의 정책 변화와 공영방송·스포츠 연맹과의 협의가 필요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MLB와 넷플릭스의 계약이 북미 스포츠 중계 산업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플랫폼 간 경쟁과 이용자 데이터 기반 맞춤 중계가 확산될수록, 기술 혁신과 규제 적응 경쟁이 동시에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사례를 계기로 OTT 스포츠 중계가 실제로 방송 미디어 시장의 새 표준으로 정착할지 주시하고 있다.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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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mlb#esp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