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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둣가의 파도와 음악”…인천 오픈포트사운드 페스티벌에서 만난 도시의 새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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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둣가의 파도와 음악”…인천 오픈포트사운드 페스티벌에서 만난 도시의 새 풍경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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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두가에 음악이 흐르면 사람들은 쉴 새 없이 모여든다. 예전엔 항구는 삶과 노동의 공간이라 여겨졌지만, 지금은 모두의 추억과 취향이 교차하는 무대가 됐다. 오픈포트사운드 페스티벌이 인천 북성동 1883개항광장에서 다시 한번 이런 경계를 허물 예정이다.

 

지난 여름, 1883개항광장 한켠에서는 현란한 라이브 밴드와 디제이들의 사운드, 고요한 파도 소리가 한데 어우러진 풍경이 펼쳐졌다. 고요한 저녁 햇살 아래 춤추는 사람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남녀노소가 어울린 모습은 SNS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도시에서 이렇게 살아있는 바다를 느낀 건 처음”이라 고백한 방문객의 목소리에, 모두가 동의하는 듯했다.

밴드 라이브부터 천연염색 체험까지…‘오픈포트사운드 페스티벌’ 인천에서 열린다
밴드 라이브부터 천연염색 체험까지…‘오픈포트사운드 페스티벌’ 인천에서 열린다

이런 흐름은 숫자와 프로그램에서도 드러난다. 올해 7월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간 열릴 페스티벌엔 12팀의 뮤지션과 DJ가 함께한다. 단지 음악만이 아니라, 바다의 결을 따라가는 천연염색 워크샵, 지역 아티스트와 공예가의 마켓, 로컬 소상공인 체험 부스, 푸드트럭과 미니 풀장 등 다채로운 경험이 펼쳐진다. 인근 ‘개항장 한끼’ 이벤트까지 더해져, 여행자의 발걸음은 항구와 개항장 골목 어디로나 자연스레 이어진다.

 

도시 축제 전문가들은 이 현상을 “도시 정체성과 감각의 리셋”이라 부른다. 음악감독 조은정 씨는 “오래된 인천항은 도시의 과거와 젊은 에너지, 지역 예술가의 창의성이 만나는 무대다. 축제의 본질은 결국 삶을 환기하는 새 경험을 나누는 데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인천에서 이렇게 다양한 체험을 할 줄 몰랐다”, “여러 세대가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다”라는 감상에서, “페스티벌 이후 동네 로컬 식당까지 다시 찾게 됐다”는 훈훈한 후기까지 이어진다. 그러다 보니 인천항만의 변화가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도시의 일상으로 녹아드는 모습이다.

 

작고 사소해 보이는 공간 변화이지만, 도시의 리듬은 그 안에서 천천히 바뀌고 있다. 파도와 음악, 체험의 기억이 쌓이면, 우리 모두의 여름날 풍경도 조금 더 다채로워지는 게 아닐까.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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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포트사운드페스티벌#인천#1883개항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