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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 60분, 사학 권력 내면 분노”…내부고발자들 침묵 깨다→비극의 교문 흔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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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학 교정에선 불안의 기류가 느껴지고, ‘추적 60분’은 그 내면의 장막을 걷어낸다. 방송의 첫 장면에는 서슬 퍼런 현실을 직면한 학생과 교수가 있다. 온라인에 쏟아진 불만의 목소리는 단순한 학습환경 개선의 외침이 아니라, 사학 권력의 사유화가 빚은 단면임을 프로그램은 집요하게 포착한다. “교수가 학생을 고소하는 시대가 기괴할 따름”이라는 익명의 인터뷰에는 대학이 품어야 할 공공성의 이탈과 그 그림자가 고스란히 담긴다.

 

경기 북부 한 대학을 시작으로, 빠른 교수 채용과 부실한 심사 과정, 불합리한 소송전까지 사학 내 권력 구조의 실체가 드러난다. 심사위원들은 “학교의 요구에 맞춰 점수를 부여했다”는 고백과 함께, 교수 임용 과정이 이미 공정성을 잃어버렸다 말한다. 그 뒤에는 총장 가족의 입김이 짙게 드리워진다. 내부고발에 나선 대학 총장의 아내는 “퇴직했어도 계속되는 월급, 반복적인 교비 횡령과 사적 명분”을 고백하며, 사학 족벌 경영의 맨얼굴을 세상에 내놓는다. 사립학교 안팎에서 잦아드는 한숨, 멈추지 않는 분노와 양심의 목소리는 교실 너머로 진하게 번진다.

“사학 족벌 경영의 민낯”…‘추적 60분’ 내부고발자들, 권력의 사유화 구조→고등교육 흔들다 / KBS
“사학 족벌 경영의 민낯”…‘추적 60분’ 내부고발자들, 권력의 사유화 구조→고등교육 흔들다 / KBS

파주, 경주 등 전국 각지로 이어지는 사학 비리와 내부고발자들의 고독한 싸움은 우리 교육 제도의 구석구석에 드리워진 오래된 질곡을 조명한다. 이사회 권력 집중, 교육부 임시이사의 한계, 반복되는 복직과 파면의 치열한 일상은 결코 한 학교만의 역사가 아니다. 전문가 유원준 이사장은 “사립학교법의 모순적 구조”와 고등교육 현장에 남겨진 균열의 실체를 해설한다. 정부 지원을 두고 ‘공적’임을 내세우지만, 감독과 제재를 앞두면 ‘사적’ 자율성을 주장하는 모순된 병폐, 그리고 그로 인한 학교 구성원들의 상처는 아직 치유되지 못하고 있다.

 

학생과 교직원의 삶, 투명한 운영을 요구하는 사회적 목소리는 이번 ‘추적 60분’이 던지는 질문과 맞물린다. 반복되는 내부자의 결단과 각성, 외면받아온 정의가 방송을 통해 세상에 닿았다. ‘추적 60분’ 1430회 ‘사학 제국, 그들은 어떻게 왕이 되었나’ 편은 2025년 9월 26일 밤 10시, KBS 1TV에서 방영된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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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60분#사립대학#내부고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