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에도 주가 소폭 반등”…쿠팡, 뉴욕증시서 신뢰 타격 우려 속 제한적 파장

현지시각 기준 2일, 미국(USA)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논란을 겪고 있는 전자상거래 업체 쿠팡(Coupang)의 주가가 소폭 반등하며 거래를 마쳤다. 이번 흐름이 한국(Korea)과 미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불거진 신뢰 훼손 우려에도 불구하고 단기 충격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을 자극하고 있다.

현지시각 2일 뉴욕증시에서 쿠팡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23% 오른 26.71달러에 마감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공개된 뒤 처음 진행된 전날 거래에서 5.36% 급락한 뒤, 하루 만에 소폭 되돌림이 나타난 것이다. 장 초반에는 매도 물량이 이어지며 약세 흐름이 연장됐지만, 오후 들어 매도세가 진정되면서 매수세가 유입돼 주가가 상승 전환했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계정 3천370만개의 개인정보가 외부에 노출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 측 설명에 따르면 유출 범위에는 고객 이름과 이메일 주소, 배송지 주소록에 저장된 이름·전화번호·주소, 일부 주문 정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은 노출 정보의 성격과 규모를 공개하고, 후속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만 밝히며 구체적 세부 내용은 추가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고는 한국 내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가운데 하나인 쿠팡의 보안 관리·데이터 보호 체계 전반에 대한 의문을 낳았다. 전자상거래 기업의 가치가 방대한 고객 데이터와 이를 기반으로 한 추천 알고리즘, 물류 효율성에 크게 의존하는 만큼, 개인정보 유출은 브랜드 신뢰를 흔들 수 있는 잠재 리스크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뉴욕증시에서의 주가 움직임만 놓고 보면 충격은 일단 제한적인 양상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J.P. Morgan)은 전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쿠팡의 시장 지위와 고객 행동 패턴을 근거로 중장기 파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으며 한국 고객은 데이터 유출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같은 요인을 감안할 때 쿠팡의 잠재적 고객 이탈(losses)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또 쿠팡 주가가 단기적으로는 개인정보 유출 이슈의 영향을 받겠지만, 핵심 사업 기반과 시장 지위가 유지되는 한 중장기적인 충격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사실상 이번 사태를 일시적 이벤트로 보는 시각을 드러낸 셈이다. 뉴욕 현지 증권가 일각에서도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쿠팡이 쌓아온 물류 인프라와 구독 서비스 기반의 락인 효과가 투자 심리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개인정보 유출은 통상 단기적인 주가 변동과 함께 규제 리스크, 집단 소송 가능성, 브랜드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져 왔다. 미국에서는 대형 유통사와 신용평가사의 데이터 유출 이후 막대한 벌금과 합의금 부담이 발생한 선례도 있다. 이런 배경에서 쿠팡 사태 역시 향후 한국 당국의 조사 결과, 규제 수준, 소비자 보호 조치에 따라 추가 평가가 이뤄질 전망이다.

다만 JP모건이 강조한 한국 소비자의 데이터 유출에 대한 ‘상대적 둔감성’ 평가가 국제적인 논쟁을 낳을 여지도 있다. 개인정보 보호를 중시하는 글로벌 여론과 규제 흐름이 강해지는 가운데, 이용자 반응이 미온적일 경우 향후 비슷한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제도 개선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될 수 있다.

뉴욕과 서울 투자자들은 이번 유출 사고가 실제 매출 감소와 고객 이탈로 연결될지, 혹은 일정 시간이 지나며 소비자 기억 속에서 희미해질지를 관찰하고 있다. 쿠팡이 어떤 수준의 보안 강화와 피해 구제 방안을 내놓느냐에 따라 사건의 무게도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국제사회와 금융시장은 개인정보 유출 후속 조치와 규제 당국의 대응, 그리고 쿠팡 주가 흐름이 향후 어떤 궤적을 그릴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