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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선물거래소서 암호화폐 현물 거래 허용 추진”…CFTC·SEC 공조에 업계 주목
국제

“미국, 선물거래소서 암호화폐 현물 거래 허용 추진”…CFTC·SEC 공조에 업계 주목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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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8월 5일, 미국(USA)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연방 등록 선물거래소에서 현물 암호화폐 자산 계약 거래를 허용하는 새로운 제도 도입 방안을 공식 발표했다. 디지털 자산 관리에 대한 연방 차원의 통합 규제 체계 구축이 본격적으로 추진됨에 따라, 이번 조치는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과 전통 금융시장 모두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SEC(증권거래위원회)와의 협력 강화 속에 미 정부 차원의 정책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평가다.

 

CFTC는 ‘프로젝트 크립토(Project Crypto)’라는 이름으로 현물 디지털 자산의 즉각적 거래를 선물거래소 내에서 허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캐롤라인 팜 CFTC 위원장 대행은 이번 계획이 SEC와의 공동 작업 ‘크립토 스프린트’의 일부이자, 금융시장 대통령 실무그룹(PWG)이 마련한 권고안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팜 위원장 대행은 “우리는 미국을 세계 암호화폐 수도로 만들겠다”며 전략적 비전을 거듭 강조했다.

CFTC, 미국 선물거래소에 현물암호화폐 거래 허용 추진
CFTC, 미국 선물거래소에 현물암호화폐 거래 허용 추진

미국 내 암호화폐 현물 거래는 그간 뚜렷한 규제 부재 상태였다. CFTC는 상품거래법(Commodity Exchange Act)에 따라 감독 권한을 행사하며, 레버리지나 마진 등 금융 기술이 활용된 소매 거래의 경우 반드시 지정 계약 시장(DCM)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CFTC는 DCM 내 현물 암호화폐 계약 상장에 대해 업계와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공식적으로 수렴하기 시작했으며, 의견 접수는 오는 2025년 8월 18일까지 이어진다.

 

이번 논의의 초점은 현행 상품거래법 2(c)(2)(D) 조항과 CFTC의 파트40 규정, 그리고 SEC의 증권법 사이의 교차지점에 맞춰져 있다. 암호화폐가 증권인지, 상품인지에 대한 해묵은 규제 분류 논란에서 미국 내 법적 명확성을 확보할 단서가 마련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책 변화의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산업 육성 기조가 자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전담 암호화폐 실무그룹 신설을 지시하며, 암호화폐 혁신을 정책 기조의 한 축으로 삼아왔다. SEC의 폴 앳킨스 위원장 역시 디지털 토큰 법적 분류에 대한 구체적 가이드라인과 맞춤형 정보공개·면제제도 도입을 예고하면서, 바이든 행정부 시절 이어졌던 규제 강화 노선과는 다른 유연한 규제 접근을 시사한 바 있다. 당시 진행됐던 코인베이스, 바이낸스 등 대형 거래소 대상 각종 소송도 모두 취하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암호화폐 업계는 CFTC와 SEC가 이끄는 이번 연방 차원의 공조를 미국 디지털 자산 시장 지형을 바꿀 결정적 계기로 평가했다. 이니그마시큐리티의 조셉 에드워즈는 “이런 조치들이 앞으로 2년 내 디지털 자산이 전통 금융시스템에 본격 통합되는 흐름을 가속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욕타임스와 CNBC 등 미국 주요 매체들은 이번 이니셔티브가 “디지털 자산 규제를 둘러싼 미 정부의 전환점”이라고 평가하며, 법령상 미비점 해소와 글로벌 표준 정립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이 국제 디지털 자산 규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진단했다. 미국 내 암호화폐 시장에 제도권 문이 열릴 경우, EU나 아시아 각국의 규제에도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앞으로도 미국 주도의 글로벌 암호화폐 질서 재편 움직임이 본격화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 CFTC의 움직임이 미국 및 전 세계 디지털 자산 생태계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 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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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tc#sec#암호화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