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아래 레드와인 한잔”…가을 저녁, 붉은 감성이 부안 해변을 물들인다
가을이 깊어가면, 노을 빛으로 물드는 바닷가에서 소중한 순간을 기록하려는 이들이 많아진다. 와인잔을 기울이며 저물녘의 파도 소리와 재즈 선율에 기대는 시간, 더는 여행지가 아닌 감성의 목적지로 변산해수욕장이 떠오르고 있다.
올해 10월, 부안군 변산해수욕장에서 열리는 ‘부안붉은노을축제’는 그 풍경을 한껏 드러내는 무대다. 메인 이벤트인 레드와인 페스타에서는 서해 노을의 붉은빛을 닮은 다양한 와인을 맛볼 수 있다. 따사로운 저녁 해풍 속, 바다를 바라보며 손에 든 잔에 가을이 담기는 순간은 남녀노소에게 색다른 기억을 선물한다.

분위기는 재즈 페스티벌이 한층 끌어올린다. 해가 완전히 기운 뒤 펼쳐지는 감미로운 연주에선 하루의 피로와 일상의 소음이 스르륵 사라진다. 현장에선 부안 붉은노을 동요제도 함께 진행돼,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목소리로 마음을 나누는 장면이 곳곳에서 그려진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직접 연을 만들어 하늘에 올려보는 체험, 대형 연들이 해변 위로 떠오르는 ‘카이트 카니발’도 놓칠 수 없는 장관이다.
이런 변화는 일상에서 쉽게 다가오기 어려운 풍경이다. 오감을 만족시키는 예술 체험이 더해져, 사진 전시부터 샌드 아트에 이르기까지 감성적인 휴식의 시간이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지역의 자연과 예술, 그리고 가족이 어우러진 대표적인 가을 경험으로 주목한다. 한 사회문화 분석가는 “자연의 색과 계절을 오롯이 느끼려는 요즘, 축제는 소비를 넘어선 ‘삶의 기억’을 짓는 방식이 됐다”고 표현했다.
SNS엔 축제를 직접 찾은 방문객들의 풍경 인증이 줄을 잇고, “노을 아래에서 와인 한 잔이 이렇게 특별할 줄 몰랐다”, “재즈와 파도 소리에 기분 좋은 가을밤을 보냈다”는 공감이 쌓인다. 가족 단위 여행객, 연인, 또 혼자 찾은 이들까지 각자의 추억과 속도로 축제의 풍경을 채운다.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서해의 노을과 와인, 음악, 예술이 어우러진 ‘가을 일상’을 제안하는 부안의 붉은노을축제. 작고 느린 순간의 소중함을 다시금 곱씹게 되는 지금, 특별한 체험을 찾는 이들에게 이 가을의 해변은 더없이 따뜻한 배경이 돼준다.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