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작은영화관에서 영화를 다시 본다”…30편 무료 상영, 지역 문화의 새 리듬
요즘 단양을 찾는 이들 사이에서 작은영화관 주최 무료 상영 소식이 자주 오르내린다. 예전엔 서울이나 큰 도시에서나 누릴 수 있었던 ‘다양성 영화관람’이, 지금은 지역 일상 한가운데로 스며들고 있다.
충청북도 단양군에 위치한 단양 작은영화관이 ‘뒤로 재생, 앞으로 재생’이라는 주제로 10월 말일까지 특별 기획전을 연다. 6일부터 시작되는 이번 무료 상영 행사에서는 고전 명작을 비롯해 국내외 독립영화, 단편 애니메이션 등 총 30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관객들은 오전 시간에 ‘비트’, ‘살인의 추억’ 등 굵직한 한국 영화와 더불어, 단편 애니메이션 등 평소 쉽게 접하기 힘든 다양한 작품을 감상한다. 특히 9월 12일에는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상영 이후 이명세 감독이 직접 관객과 대화하는 자리도 마련될 예정이어서 기대감이 높다. 관람은 선착순 입장으로 이뤄지며, 단체 관람 시엔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 아래, 올해는 전국 68개 작은영화관 중 단양을 포함한 15곳이 이런 기획전을 동시다발적으로 펼친다. 대형 멀티플렉스가 들어서지 않은 지역에서, 작은영화관이 일상 속 문화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단양 작은영화관 같은 곳에서 가족끼리 추억도 쌓고, 평소 못 보던 영화를 공짜로 볼 수 있어 신이 났다”는 한 관람객의 소감처럼, 지역 주민과 여행자 모두가 상영 일정표를 챙기고 극장 문을 두드린다. 영화관 앞 커뮤니티에는 “이번 기회에 아이와 함께 다녀오려 한다”, “엄마랑 고전 영화 다시 봐야지” 같은 반응이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지역 기반의 작은영화관이야말로 지역민의 문화적 욕구를 일상적으로 채워주는 공간”이라며 “단순한 영화 상영을 넘어, 낯선 장르를 접하고 감독을 만나는 경험이 지역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키운다”고 의미를 전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영화관에 들어서는 발걸음마다 지역의 일상이 한 뼘 더 넓어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