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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 늘리는 비만 혁신신약”…한미약품 임상근거 확보로 패러다임 전환
IT/바이오

“근육 늘리는 비만 혁신신약”…한미약품 임상근거 확보로 패러다임 전환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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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량 증가까지 가능한 신개념 비만 치료제가 제약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한미약품이 독자 개발한 ‘HM17321’은 지방 감소뿐만 아니라 근육량·기능까지 동시에 강화할 수 있다는 동물·인체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임상 진입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업계는 이번 데이터가 AI·빅데이터 융합에 기반한 미래형 신약개발 경쟁의 변곡점이 될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미약품은 2025년 국제 구조생물정보학·컴퓨터생물학 학회(ISMB·ECCB 2025)에서 비임상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 회사의 신약 후보 HM17321은 인크레틴(GLP-1 등) 계열이 아닌 CRF2 수용체만 선택적으로 표적하는 UCN 2 유사체로, 최신 인공지능 설계와 구조 기반 단백질 모델링 기술이 적용됐다. 기존 비만치료제가 주로 식욕억제와 단순 지방 연소에 초점을 맞췄다면, HM17321은 근손실 우려를 넘어 오히려 근육 증가와 동시에 지방 선택적 감소를 실현하는 대사 조절 기전이 특징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HM17321 투여 동물 및 광범위 인체 바이오 빅데이터의 단백체 분석을 머신러닝으로 결합했다. 그 결과 HM17321은 ‘지방량이 낮고 제지방(근육)량이 높은 사람’과 유사한 단백질 패턴을 동물에서 유도함을 입증했다. 즉, 동물에서 입증된 효능이 인체에서도 재현될 수 있음을 머신러닝 기반 단백질 오믹스 해석으로 예측한 것이다. 이 기술은 신약 개발의 병목인 임상이행(전임상→임상)의 불확실성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AI와 오믹스 빅데이터 해석 융합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현대 비만 치료는 단순 체중 감소를 넘어, 대사 건강과 근육 기능 등 질적 개선 요구가 늘고 있다. HM17321은 신약 설계 초기 단계부터 ‘근육량 증가와 대사 건강 동반 개선’이라는 새로운 치료 가치를 겨냥해 개발됐다. 전문가들은 “기존 GLP-1 타깃제 경쟁에서 한 단계 진화한 개념”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유럽에서 GLP-1 기반 비만 치료제가 연이어 출시되고 있으나, 근육 증가까지 동시에 겨냥한 CRF2 타깃 혁신 신약은 전례가 없다는 평가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머신러닝 기반 인체 유사 단백체 패턴 탐색을 임상 전략 수립에 직접 적용한 것도 업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과는 향후 임상 설계 고도화뿐 아니라, 적응증 확장·부작용 예측 등 R&D 전주기에 활용될 전망이다.

 

글로벌 인증 및 규제 측면에서는 임상 진입 가능성과 데이터 확장성 모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아직 1상 진입 전 준비 단계지만, 동물-인간 연계 해석의 정밀도가 강화됨에 따라 미국 FDA 등 규제기관 내 신약 평가 방식도 점차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비만 치료 신약의 패러다임이 기능성 개선 및 대사 건강 중심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기술 융합과 데이터 해석이 신약개발의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세계 비만 시장의 차세대 표준으로 자리 잡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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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hm17321#crf2수용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