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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바이오텍 주가조작 도주극”…구세현 전 대표, 특검에 구속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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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 교란을 둘러싼 특검과 관련자들의 공방이 다시 한 번 치열해지고 있다.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구세현 전 대표가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의 영장 발부로 10월 29일 전격 구속됐다. 구 전 대표는 주가 급등기에 시세를 조작하고, 삼부토건 연루자 이기훈 전 부회장의 도주를 도운 혐의까지 받으면서 정국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정호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등으로 청구한 구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부장판사는 “도망할 염려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밝혀 신병 확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구 전 대표는 2023년 5월, 웰바이오텍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현혹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린 뒤, 전환사채(CB) 발행·매각을 통해 약 400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방식은 같은 시기 불거진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과 유사하게 이뤄졌다. 웰바이오텍 역시 이른바 ‘우크라이나 재건주’로 분류돼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했고, 이 시기 대규모 자금이 CB 발행·매각 등으로 유입돼 투자자 이익 실현의 통로로 활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은 이번 구속에 대해 “시장 질서 교란행위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웰바이오텍 관계 측은 구 전 대표의 개인 비리 행위임을 강조하며 회사 차원의 조직적 개입은 없었다는 입장도 전해졌다.

 

정치권에서는 자본시장의 신뢰 훼손과 관련해 제도 개선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부정거래에 대한 철저한 수사가 이어져야 한다”며, 유사 사안 재발 방지책 마련을 요구했다. 과거 삼부토건 주가조작으로 기소된 이기훈 전 삼부토건 부회장이 영장실질심사 불출석 후 도주한 사실, 이를 구 전 대표가 도운 점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 전 부회장은 55일간 도주한 끝에 전남 목포에서 체포돼 이미 구속 상태로 기소 된 바 있다.

 

특검팀은 구 전 대표 구속과 함께 사건 연루자인 이기훈 전 부회장의 웰바이오텍 사건 연관성도 추가로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이다. 특검은 조만간 구 전 대표를 재판에 넘기는 동시에 이 전 부회장 역시 추가 기소할 방침을 시사했다.

 

이날 웰바이오텍 주가조작 사건을 둘러싼 특검과 법원의 협력으로 수사에는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정치권과 자본시장 관계자들은 향후 본 재판 결과와 함께, 제도적 보완 논의가 더욱 가속화될지 주목하고 있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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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현#웰바이오텍#특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