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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숲과 바다, 고요한 정원”…완도에서 찾는 계절의 쉼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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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숲과 바다, 고요한 정원”…완도에서 찾는 계절의 쉼표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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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완도를 찾는 여행자들이 늘고 있다. 예전엔 남도의 ‘섬’이 멀고 낯설게 여겨졌지만, 연륙교와 연도교의 등장 이후 완도는 이제 누구나 쉽게 오갈 수 있는 일상이 됐다. 구름이 천천히 흐르는 초가을, 바람은 상쾌하고, 바다는 깊고 푸르다. 어딘가로 떠나고 싶을 때, 완도의 자연과 고요한 경관은 작은 위로가 돼준다.

 

이곳의 오늘(22일) 낮 기온은 25.6도. 최저 19.0도에서 최고 27.0도까지 오르내려 온화하다. 동북동풍이 서늘하게 불며, 강수 확률도 20%로 낮아 한낮 산책과 야외활동이 아주 적합한 날씨다. 그래서일까, SNS에는 푸른 숲과 바다 인증샷, 사색을 즐기는 산책로 사진이 자주 올라온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완도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완도

여정은 완도수목원에서 시작된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난대수목원답게, 이국적인 식물들과 열대·아열대 식물들까지 함께 호흡한다. 30여 개의 전문 수목원과 온실, 그리고 잘 다듬어진 산책로가 마음을 천천히 달래준다. 곳곳에 자리한 전망대에선 완도의 푸른 바다와 섬들이 한눈에 펼쳐져, 복잡했던 마음에 조용한 바람이 스며든다. 동백나무와 후박나무 등 상록활엽수림은 계절의 변화를 온전히 드러낸다.

 

보길도윤선도원림은 더 깊은 고요를 선물한다. 병자호란 이후 고산 윤선도가 은거하며 지은 이곳 전통 원림은, 연못과 정자가 어우러진 평화로운 풍경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옛 선비도 걸었을 오솔길을 따라 걷다 보면 주변 자연과의 조화로움, 한적한 사색의 시간에 절로 젖어든다. 마치 한 폭의 동양화 속에 들어온 듯, 발걸음도 마음도 가벼워진다.

 

조용한 산사를 원한다면 신흥사에 들어서보자. 청해진 유적지와 가까운 위치에서, 소박하고 평화로운 경내가 번잡한 일상에서 벗어난 휴식을 건넨다.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과 산사의 적막함이 몸과 마음을 다시 정돈해준다. “산사의 고즈넉함 속에 머물면, 나 자신에게 더 가까워진다”고 표현하는 방문객들도 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한가로이 걷다 보면, 시간마저 느리게 흐른다” “숲과 바다를 동시에 만나는 건 완도가 처음이다”라는 글이 눈에 띈다. 남도섬 여행의 새 기준을 묻는 이들도 늘었다.

 

온화한 가을날, 바다와 숲, 정원과 산사가 어우러진 완도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마음의 리듬까지 달라지게 한다. 작고 사소한 여행이지만, 그 안에서 삶의 방향이 조금씩 바뀌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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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군#완도수목원#보길도윤선도원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