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흥행 정조준”…카카오게임즈, 신작 3종 출시 1년 연기
카카오게임즈가 대표 신작인 크로노 오디세이, 프로젝트 Q, 아키에이지 크로니클의 공식 출시를 1년가량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4분기로 예정됐던 크로노 오디세이의 정식 론칭은 2025년 4분기로 미뤄졌고, 프로젝트 Q와 아키에이지 크로니클 역시 각각 내년 2분기, 3분기로 일정이 재조정됐다. 업계는 이번 결정을 글로벌 게임 시장 급변에 대응한 전략적 전환으로 해석하며, 완성도·차별화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번 일정 변경의 핵심 배경은 치열해진 글로벌 게임 시장의 경쟁 구도와 높은 유저 기대치에 있다. 한상우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출시는 단 한 번뿐인 기회로, 완성도·차별성에 대한 내부 허들을 대폭 상향했다"고 밝히며, 개발 기간을 늘려 글로벌 시장에서 장기 흥행 성과를 노린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크로노 오디세이는 최근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에서 참신한 세계관, 방대한 오픈월드, 입체적 전투 시스템 등 핵심 콘텐츠 측면에서는 긍정적 평가를 받았으나, 최적화 및 플레이 편의성, 기술적 안정성에서 한층 높은 완성도가 요구된 상황이다.

특히 크로노 오디세이의 CBT는 북미·유럽 시장에 초점을 맞춰 진행됐고, 현지 이용자에게 ‘경쟁작 대비 차별화된 게임성, 아트 퀄리티, 내러티브’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초대형 글로벌 타이틀과의 진검승부를 위해서는 비주얼 완성도, 서버 안정화, UI/UX 전반 강화 등 업계 최고수준의 기술적 뒷받침이 시급하다는 평가에 무게가 실렸다. 한 대표는 "CBT 결과 핵심 요소들은 검증됐으나, 추가 개발 기간을 확보해 기술과 서비스 퀄리티를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 Q 역시 일정이 2025년 2분기로 미루어졌다. 개발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는 이미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통해 대규모 MMORPG 시장에서 안정된 개발력과 서비스 경험을 증명한 바 있다. 최근에는 새로 합류한 아트 총괄 CEO의 지휘 하에, 게임 기획 고도화와 북유럽 신화 기반의 아트 품질 개선, 언리얼 엔진 5 최적화 등 차별화와 고품질 비주얼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는 중이다. 기술 트렌드 변화와 글로벌 대작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아키에이지 크로니클은 기존 계획에서 큰 변동 없이 내년 3분기로 출시가 조정됐다. 올해 예정된 유저 테스트를 통해 콘텐츠와 전투 밸런스 개선에 중점을 두겠다는 전략이다. 세 타이틀 모두 유저 피드백 반영과 기술적 리스크 점검에 주력해, 최종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흥행 포인트’를 극대화하겠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글로벌 게임 업계에서는 대형 신작 출시 지연이 ‘시장 진입의 실패’보다는 ‘완성도·서비스 품질 강화’의 일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 등에서도 최근 몇 년간 AAA급 신작의 수차례 연기가 잇따르고 있고, 최적화 미비로 출시 후 평판이 급락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국내 주요 게임사 중에서도 개발 단계에서 주요 국가별 만족도, 피드백, 기술 검증을 반복 적용하는 방식이 새 표준이 되고 있다.
산업적 측면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이번 일정 조정이 단기적 흥행보다 장기적인 라이브 서비스, 글로벌 플랫폼 확장을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시장에서 동시 출시, 스트리밍, 멀티플랫폼 지원 등 신작에 요구되는 기술 스펙과 운영 체계가 고도화되고 있어, 철저한 사전 검증과 완성도가 중시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게임 산업도 이제 반도체나 바이오처럼 R&D 주기가 길어지고, 시장 진입 실패 리스크가 커서 개발 후 출시까지 대규모 인력, 시간, 자본 투자가 불가피해졌다”며, “향후 국내외 게임사들은 완성도 없는 조기 출시는 피하고, 글로벌 표준에 맞는 QA와 기술 검증, 현지화 전략을 선제적으로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한다.
산업계는 이번 카카오게임즈의 신작 출시 연기가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기술과 콘텐츠, 시장과 조직 역량 간 균형이 흥행과 성장을 가르는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는 게 산업계의 중론이다.